[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대한민국 대표팀 주전 공격수 오현규가 소속팀 헹크에서 기대만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21일(한국시간) 벨기에 헹크의 세게카 아레나에서 2025-2026 벨기에 주필러 프로리그 8라운드를 치른 헹크가 위니옹생질루아에 1-2로 패배했다.
우승 후보 헹크의 초반 흐름이 너무 나쁘다. 8경기에서 2승 2무 4패를 당하면서 16팀 중 14위로 떨어졌다. 그나마 괜찮았던 흐름이 최근 2연패로 망가졌다. 이번에 패배를 안긴 위니옹은 지난 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이라 맞대결에서 헹크가 지는 게 이상할 건 없다. 하지만 원래는 두 팀간 전력차가 나는 게 아니라 팽팽해야 하는데, 실제로 헹크가 경기력 면에서 밀린 건 아니지만 결국 추격에 중요한 맞대결에서 지고 말았다. 이로써 위니옹은 6승 2무로 선두를 유지했다.
공격수가 오현규가 아니라는 점도 눈에 띄었다. 이날 선발 원톱은 유세프 에라비였다. 에라비는 스웨덴 국적의 22세 유망주 공격수다. 이달 초 오현규가 독일 슈투트가르트 이적이 확정 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되는 촌극이 벌어질 때 영입된 선수다. 원래 오현규가 떠난다고 해서 부랴부랴 확보한 대체자였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오현규가 잔류하면서 에라비의 처지는 약간 애매해진 상태였다.
다행이라고 할 순 없지만, 대신 나온 에라비의 경기력이나 득점력도 딱히 돋보이진 않았다. 이날 헹크의 유일한 골은 일본 대표 윙어 이토 준야가 넣었다.
오현규는 후반 24분 교체 투입됐는데 아예 슛을 날리지 못했다는 게 아쉬웠다. 지난 시즌 짧은 출장시간에도 놀라운 득점력을 이어간 ‘슈퍼 서브’의 면모가 아니었다.
오현규는 이번 시즌 개막과 맞춰 톨루 아로코다레가 울버햄턴원더러스로 이적하면서 헹크의 주전으로 낙점됐다. 그리고 앞선 6차례 리그 출장은 모두 선발이었다. 문제는 첫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뒤 이후 무득점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공격 포인트는 1골 1도움에 불과하다. 득점왕 아로코다레의 자리를 메우기에는 아쉬운 득점 수치다.
이번엔 달라야 한다. 오현규는 처음 유럽에 진출해 스코틀랜드 셀틱에 자리 잡았을 때도 조커 위주로 뛸 때는 눈에 띄는 실적을 보이다가, 본격적인 주전 경쟁이 시작되자 오히려 하향세를 겪었던 기억이 있다. 한 구단의 어엿한 주전 공격수로 뛸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한 단계 더 성장 가능하다. 대표팀 주전급 스트라이커로서 내년 여름 월드컵을 준비 중인 시점이라 더욱 그렇다.
그나마 괜찮은 점은 컵대회 및 국가대표 경기를 포함할 때 득점 기록이 훨씬 낫다는 것이다. 주필러 프로리그에서는 1골 1도움에 그쳤지만, 국가대표 1골 1도움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골도 있어 모든 대회를 포함하면 3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득점력과 파괴력이 죽지 않았다는 근거다. 여기서 대회를 가리지 않고 득점력을 조금 더 끌어올리기만 하면 이번 시즌은 오현규에게 확실한 발돋움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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