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허만하
넘쳐 흘러내리는 시원한 매미 울음소리와
더위에 지친 옥수수 잎사귀의 와삭거림
그 사이
고추잠자리 날개에 주황색 묻어나는 늦더위와
코발트블루 해맑은 높이에서 사라지는 눈부심
그 사이
황금색 물결 넘실거리는 들녘 끝자락과
논두렁 억새 서너 포기의 가녀린 몸짓
그 사이
거미줄처럼 가늘게 내리는 따가운 햇살과
짐승처럼 드러누운 얼룩진 가로수 그늘
그 사이
*허만하(1932~ )는 경북 대구 출생으로 경북대 의대 졸업한 의사 출신의 시인이다. 1957년 ‘문학예술’에 「과실」, 「날개」, 「꽃」 등 3편을 추천받아 등단했다. 시집으로 『해조(海藻)』,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 『물은 목마름 쪽으로 흐른다』, 『야생의 꽃』, 『바다의 성분』 등을 펴냈다. 그는 일상적인 소재에 대한 참신한 인식으로 이루어진 이미지를 중첩시켜 세계와 인생에 대한 선의와 애정을 노래했다.
초추’(1948). 캔버스에 유화, 91×72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한국 인상주의 선구자 오지호(1906~1982)가 정부 수립 후에 그린 그림. 오지호는 해방 후 미술계가 정치판과 연결되며 혼란스러워지자 귀향 후 광주미술연구소를 조직하고, 첫 개인전 '오지호화백 작품전'을 연다. 이 작품전에 출품한 ‘초추’는 우거진 수목들이 빛깔을 달리하는 초가을의 풍경을 포착한 그림이다. 은밀하게 표현된 단풍 든 나무에서 초가을의 정취가 투명하게 느껴진다.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가을 그리고 강물 /임승천 시, 김광자 작곡 /소프라노 김순영
임동춘 ‘여름빛 114 #양산 황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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