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정보도 못 지켰는데, 국가핵심기술까지 넘보는 MBK[데스크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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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정보도 못 지켰는데, 국가핵심기술까지 넘보는 MBK[데스크의 눈]

이데일리 2025-09-22 05:5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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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산업에디터] 300만명에 육박하는 고객 정보가 유출된 이번 롯데카드 사태는 사모펀드의 기업 관리 능력의 한계를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로 각인될 것 같다.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재매각에만 혈안이 돼 있다 보니, 지난 5년간 보안 내부 검사는 단 한 차례에 그쳤고 정보보호 투자는 3년 새 15% 가까이 줄었다. 뒤늦게 향후 5년간 정보보호 투자에 1100억원을 쏟아붓겠다고 했지만, 이는 과거 6년간 MBK가 챙긴 배당금(2011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의 최우선 책무인 보안에서 문제가 터지자, 배당 확대와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만 챙긴 사모펀드 특유의 탐욕의 결과물이라는 비판이 저절로 나온다.

◇‘국가핵심기술 보유’ 고려아연 정조준

사실 우리에게 사모펀드의 이런 모습은 새삼스럽지 않다. 올 3월 기업회생 사태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홈플러스의 대주주 역시 MBK이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부동산을 담보로 해 남의 돈으로 홈플러스를 사들인 뒤 점포 매각과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며 배를 채웠고, 체력이 고갈돼 실적이 곤두박질치자 기업회생이라는 ‘될 대로 되라’식의 전형적인 먹튀 경영을 보여줬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유통과 금융에서 잇달아 기업 관리에 실패한 MBK가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기업인 고려아연을 아직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고려아연은 현재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하이니켈 전구체 제조 기술과 국가핵심기술 지정이 임박한 고순도 아연 제련 기술(헤마타이트 공법) 외에도 안티모니 생산 기술 등 공급망 차원에서 중요한 기술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카드사 고객 정보마저 허술하게 유출한 MBK가 과연 국가핵심기술을 제대로 지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미 MBK와 고려아연 간 1년 넘게 지속한 공방은 알짜회사 고려아연의 재무구조를 제대로 갉아먹고 있다.

기업 가치는 단순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우리의 일자리이자 고객의 신뢰인 동시에 지역사회의 생태계를 관통한다. 복잡 다난한 인공지능( AI) 시대에 접어든 지금, 단기 차익에 얽매인 잘못된 판단 하나에 의한 피해는 단지 해당 기업에 국한하지 않는다. 홈플러스의 공동체 붕괴에서 봤듯, 고려아연을 둘러싼 자원 생태계 파괴를 넘어 공급망 안정, 국가 자원 안보, 협력업체의 생존, 지역 일자리 모두가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사모펀드 탐욕 최소한의 안전장치 긴요

MBK는 한국계 미국인인 김병주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차입매수(LBO) 딜, 북아시아 집중 전략이라는 삼박자 속에 2005년 설립 이후 성장을 지속해왔다. 론스타와 같은 외국계 기업 사냥꾼에 더는 당해선 안 된다는 이른바 ‘토종 사모펀드 육성론’도 MBK의 진격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돈은 벌었지만, 평판은 잃었다’는 평가가 더 많다. 단기적 시각의 투자와 시장 왜곡이라는 비판론이 빠른 기업구조조정과 성장 지원이라는 사모펀드의 순기능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막 국회는 사모펀드 규제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MBK 탐욕에 제동을 걸 최소한의 안전장치만큼은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국회가 즉각적인 행동에 착수하길 바란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18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사이버 침해 사고에 대한 대고객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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