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숲 강아지 꼬리에 앉을까 말까
작은 고추잠자리
가을 물 빨갛게 들었다
발그레 물든 꽃 사과열매
교실창문에 다닥다닥 매달려
까르르 웃고 있는 소녀들 같다
마당 가 대추열매도
봉숭아 물들인 할머니 손톱만큼
붉게 익어가고
여름 내 홀로 붉던
배롱나무 가지에
가을바람 살짝 물든다
이 가을 나도
품 넉넉한 사람에게
물 들고 싶다.
황영이 시인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수원문학아카데미 회원
제5회 ‘시인마을 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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