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 늘린 현대차그룹…관세 불확실성에도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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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투자 늘린 현대차그룹…관세 불확실성에도 ‘뚝심’

투데이신문 2025-09-21 11:27: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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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CEO) 사장이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CEO) 사장이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현대자동차가 미국의 고율 관세와 조지아주 배터리 합작공장 구금 사태 등 잇단 악재에도 미국 현지화와 투자 확대 전략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대외 환경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21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한 중장기 전략을 통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알렸다. 내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77조3000억원을 연구개발(R&D)·설비투자(CAPEX)·전략투자에 투입할 방침으로, 이 가운데 미국 투자 규모는 종전 11조6000억원에서 15조3000억원으로 늘렸다. 

미국 투자 확대로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적극 지원한다. 향후 3년간 27억달러(약 3조 6000억원)를 투입해 2028년까지 연간 생산 능력을 50만대로 끌어올리고, 3000명 이상을 새로 고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계획을 미국 현지에서 발표하며 시장 변수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뉴욕 맨해튼에서 지난 18일(현지시간)에 개최된 인베스터 데이는 해외에서 열린 첫 사례다.

현재 미국은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일본은 양국 합의로 관세율이 15%로 낮아졌지만, 한국은 지난 7월 말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하고도 후속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여전히 25%를 적용받고 있다. 더욱이 한국산 자동차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대미 수출 시 관세가 0%였다는 점에서 부담이 더 큰 상황이다.

현대차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북미는 자동차 시장의 핵심이자 현대차의 최대 수출처다. 실제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북미 판매가 전체의 30%를 차지했고 매출 비중도 38%에 달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발판으로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 판매 차량의 80% 이상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부품 조달 비중도 60%에서 80%로 높여 공급망을 안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관세나 물류 변수에 취약한 구조에서 벗어나 정책 변화에도 흔들림 없는 체질로 바꾸겠다는 각오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CEO) 사장이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CEO) 사장이 '2025 현대차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북미 시장을 겨냥한 제품 전략도 마련했다. 준중형 픽업 ‘싼타크루즈’의 뒤를 잇는 중형 픽업을 2030년 이전에 선보이고,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18개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 구간에는 HEV를 전면에 내세우며, 2027년에는 주행거리 연장형 EV(EREV)를 투입해 수요 변동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협업 네트워크도 강화 중이다. 자율주행에서는 웨이모와 손잡고 아이오닉 5 기반 로보택시를 미국 도로에 투입할 예정이고, GM과는 소형 SUV·픽업·전기 밴 등 공동 개발을 진행한다. 온라인 판매 채널은 아마존과 연계해 딜러망을 넓히고, 신규 고객 유입 효과를 노리고 있다.

현대차는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8~9%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올해 가이던스는 일부 조정됐다. 매출 성장률 목표는 기존 3~4%에서 5~6%로 상향했지만, 영업이익률은 미국 관세 부담을 반영해 7~8%에서 6~7%로 낮췄다. 

전문가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투자를 이어가는 현대차에 대해 눈앞의 실적보다 정치·정책 리스크를 넘어서는 장기 전략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본다. 관세와 규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와 고용을 통해 미국 정부에 메시지를 던지고, 동시에 장기 경쟁력 확보까지 노린 행보라는 것이다.

대림대 김필수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가 보여준 공격적 투자 행보는 단기 비용 부담보다 장기 신뢰 확보를 중시한 선택”이라며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일관된 현지화 전략을 내세움으로써 글로벌 투자자와 미국 소비자 모두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덕대 이호근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대규모 투자와 고용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완화를 검토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며 “현지화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현대차의 선제적 투자는 미국 정부와 협상 카드로 작용하는 동시에 미래 사업 확대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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