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못해 난리였는데"…루이비통 만두 '찐' 시식 후기[먹어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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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못해 난리였는데"…루이비통 만두 '찐' 시식 후기[먹어보고서]

이데일리 2025-09-21 09:33: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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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르 카페 루이비통의 시그니처 메뉴 ‘비프 만두’. 만두피에는 루이비통 모노그램이 프린트돼 있고, 속에는 갈비찜 풍미의 소고기 소가 가득 들어 있다. (사진=김지우 기자)


‘루이비통을 먹는다’는 말이 농담 같지 않았다. 1층 패션 매장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서자 도서관을 연상케 하는 돔 공간이 나타났다. 책이 꽂힌 벽면과 아늑한 조명이 어우러진 이곳은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서울 청담의 플래그십 매장(대표 매장)에 문을 연 상설 레스토랑 ‘르 카페 루이비통’이다. 캐치테이블 사전 예약을 통해 2인 기준 10만원의 예약금을 내고 입장했고, 이용시간은 90분으로 제한됐다.

이곳은 루이비통이 세계 주요 도시에서 운영 중인 ‘컬리너리 커뮤니티’의 일환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미식으로 확장한 프로젝트다. 파리·도쿄·뉴욕·방콕에 이어 서울에서도 문을 열었다. 단순한 식음 공간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 경험 공간’으로 기획됐다는 점에서 최근 명품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 접시와 커틀러리(양식기) 곳곳에는 루이비통 특유의 모노그램이 새겨져 있었다.

“르 카페 루이비통” 내부 전경. 돔형 천장과 책장형 인테리어가 어우러진 도서관 콘셉트 공간에서 손님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다. (사진=김지우 기자)


가장 먼저 등장한 메뉴는 ‘유자 시저 샐러드 이클립스(6만 8000원)’였다. 접시 위를 덮은 커다란 치즈 스커트를 직접 포크로 부숴 샐러드와 섞어 먹는 방식이다. 바삭한 치즈의 고소함과 신선한 채소, 탱글한 랍스터 살이 어우러진다. 샐러드라기보다는 하나의 요리로 완성도를 높인 느낌이다. 비주얼만큼은 SNS 인증용으로 손색없었다.

가장 인상적인 메뉴는 단연 ‘비프 만두’였다. 총 3개가 나오는 구성으로 가격은 4만 8000원. 개당 1만 6000원꼴이다. 만두피엔 루이비통 모노그램이 새겨져 있었고, 접시 위엔 버터 풍미가 가득한 소스가 흘러내렸다. 짙은 갈비찜 풍미의 소고기 속과 탱탱한 만두피가 어우러지지만 ‘고급 장조림 만두’라는 인상도 함께 남았다. 정교한 비주얼은 인상 깊었지만 느끼한 맛이 다소 부담스럽기도 했다.

식전에는 호밀빵과 버터가 제공됐고, 은은한 카레 향이 감도는 어뮤즈부쉬(애피타이저 스프)도 곁들여졌다. 전체적으로 음식은 대중적인 ‘맛있음’보다는 낯선 재료와 고급 식재료를 통해 감각을 자극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듯했다. 각 메뉴에는 시각적 연출이 더해져 자연스레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들었다. “와, 정말 맛있다”보다는 “이런 건 처음 먹어봐”라는 감상이 더 어울리는 식사였다.

랍스터와 함께 나온 유자 시저 샐러드 이클립스 (사진=김지우 기자)


비용은 다소 높게 느껴졌지만, 공간과 연출, 재료의 퀄리티를 고려하면 ‘브랜드 체험’으로서는 나름 수긍이 갔다. 다만 90분이라는 제한 시간은 식사의 흐름을 재촉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코스를 여유롭게 즐긴다기보다는 정해진 템포에 따라 음식을 소비하는 느낌이 강했다. 의도된 품격과 실제 경험 사이엔 분명한 간극이 존재했다. 결국 기억에 남는 건 음식보다 이름값이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제된 구성과 연출은 인상 깊었지만, 첫 방문의 특별함이 오래 남을 만큼 강렬하진 않았다. 실제로 예약 경쟁이 치열했던 오픈 초반과 달리 지금은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21일 기준으로 평일은 물론 주말까지도 10월 예약이 여유롭게 가능한 상태다. 매장도 붐비기보다는 한산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가까웠다. 초반엔 인플루언서 중심의 ‘후기용 방문’ 수요가 많았고, 이후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은 빠르게 식은 모습이다. 경험의 밀도에 비해 그 감정이 오래 이어지지 않는다는 인상은 피할 수 없었다.

결국 르 카페 루이비통은 브랜드를 ‘입는’ 것을 넘어 ‘먹는’ 것으로 확장한 상징적 공간이다. 한 번쯤은 경험해볼 만한 특별한 장소임엔 틀림없다. 다만 브랜드가 기대한 감도와 여운이 소비자의 일상 속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스며들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화려함은 분명 성공했지만, 그 뒤를 어떻게 채워나갈지는 여전히 남은 과제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루이비통 플래그십 스토어 외관.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들이 매장 앞에 주차돼 있다. 레스토랑 입장은 매장을 통과해 4층으로 올라간 뒤 가능하다. (사진=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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