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태풍' 오픈AI, 한국 상륙…K-AI 생존게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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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태풍' 오픈AI, 한국 상륙…K-AI 생존게임 시작됐다

뉴스락 2025-09-21 09:11: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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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오픈AI가 한국 법인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AI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그동안 네이버, 카카오 등 토종 빅테크들이 '주권 AI'를 외치며 구축해온 생태계에 강력한 '태풍'이 상륙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AI 기업들은 여전히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자금 조달과 인재 확보에서도 밀리는 상황이다.

정부가 K-클라우드나 AI 반도체 육성 등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뉴스락>은 오픈AI 한국 상륙으로 요동치는 국내 AI 업계의 현주소와 생존 전략을 조명한다.

AI 생성 이미지. [뉴스락 편집]
AI 생성 이미지. [뉴스락 편집]

 

'태풍의 눈' 오픈AI 한국 상륙, '메기' 될까 '황소개구리' 될까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가 10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픈AI 코리아’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픈AI 코리아 제공 [뉴스락]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가 10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오픈AI 코리아’ 공식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픈AI 코리아 제공 [뉴스락]

글로벌 인공지능(AI) 공룡 오픈AI가 한국에 깃발을 꽂았다.

지난 10일 공식 출범한 '오픈AI 코리아'는 아시아 세 번째, 전 세계 열두 번째 지사로 한국을 차세대 글로벌 AI 허브로 지목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오픈AI가 일본,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 세 번째 거점으로 한국을 선택한 배경에는 탄탄한 시장 잠재력과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국내 챗GPT 주간 활성 사용자(WAU)는 1년 만에 4배, 유료 구독자는 3배 이상 급증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사용량 또한 전 세계 10위권에 들 만큼 기업들의 관심과 활용도가 높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 혁신적인 기업, 그리고 기술 친화적인 소비자를 모두 갖춘 ‘풀스택(Full-stack) AI 생태계’의 최적지"라고 평가했다.

95%를 웃도는 5G 보급률과 초고속 인터넷망은 AI 기술이 확산될 최적의 토양을 제공한다는 분석이다.

오픈AI 코리아의 핵심 전략은 기업 간 거래(B2B) 시장 선점이다. 이미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챗GPT와 카카오톡 생태계를 연동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며, 삼성전자·SK 등 국내 대표 대기업들과는 차세대 AI 반도체 및 하드웨어 개발 협력을 시사하며 기술 동맹 전선을 넓히고 있다.

공공 영역 진출 역시 오픈AI의 주요 목표다. 정부가 강조하는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 기반의 '소버린 AI' 정책과 충돌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권 CSO는 "한국 정부의 훌륭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클라우드 제휴를 포함한 단계적 로컬 파트너십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AI의 한국 진출은 국내 AI 생태계에 ‘글로벌 표준’을 직접 이식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11일 서울대학교와의 업무협약(MOU)을 시작으로 국내 학계와의 공동 연구를 본격화하고, 오는 11월에는 ‘데브데이 익스체인지’ 행사를 통해 국내 개발자 및 연구자들과 최신 기술 비전을 공유하며 인재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기대감과 함께 위기감도 감지된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오픈AI의 한국 상륙은 국내 AI 생태계의 판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게임 체인저'와 같다"며 "글로벌 표준 기술을 활용해 전반적인 기술 수준을 상향 평준화할 기회이기도 하지만, 자칫 압도적인 기술력과 자본력에 종속되는 '기술의 개미지옥'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오픈AI의 ‘러브콜’...韓 빅테크, ‘독자생존’이냐 ‘종속’이냐

네이버 제공 [뉴스락]
네이버 제공 [뉴스락]

오픈AI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상륙하며 국내 빅테크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중대 기로에 섰다.

오픈AI의 압도적인 기술력과 빠른 발전 속도 앞에서 ‘독자 기술 개발’을 고수할 것인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기술 종속의 위험을 감수하고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지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가장 고심이 깊은 곳은 자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에 사활을 건 네이버다.

네이버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기치 아래, 블로그·쇼핑 등 자사 서비스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어와 문화에 특화된 AI 모델 개발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했다.

하지만 오픈AI의 기술 발전 속도는 네이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뉴스락> 이 양사의 주요 모델 업데이트 주기를 분석한 결과 , 오픈AI는 GPT-4(2023년 3월) 출시 이후 GPT-4 터보(2023년 11월), GPT-4o(2024년 5월), GPT-5(2025년 8월)에 이르기까지 짧게는 4개월, 길게는 8개월 간격으로 고성능 모델을 쏟아내며 시장을 주도했다.

반면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2023년 8월) 출시 이후 하이퍼클로바X 대시(2024년 4월), 플래그십 모델(2025년 2월), 씽크 모델(2025년 6월) 등을 선보였지만, 업데이트 주기와 성능 개선 속도 면에서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와 SK텔레콤은 오픈AI와 손을 잡는 ‘협력 노선’을 택했다.

자체 역량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 아래,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기술 격차를 줄이고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자체 AI 기술 개발과 함께 오픈AI의 기술을 생태계에 접목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자체 역량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 아래,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기술 격차를 줄이고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선택이다.

SK텔레콤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어 처리 능력을 가진 한국어 특화 LLM인 A.X(에이닷 엑스) 4.0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SK텔레콤 제공 [뉴스락]
SK텔레콤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어 처리 능력을 가진 한국어 특화 LLM인 A.X(에이닷 엑스) 4.0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SK텔레콤 제공 [뉴스락]

이러한 협력 기조는 SK텔레콤이 오픈AI와 손을 잡으며 더욱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은 지난 16일 오픈AI의 국내 통신사 유일 B2C 파트너가 됐다고 밝혔다.

'ChatGPT 플러스' 프로모션을 시작으로 B2B, SK그룹 차원의 협력 확장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신 SKT AI성장전략본부장은 "글로벌 협력과 자강을 투 트랙으로 강화해 고객 중심 AI 생태계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전략이 각각 명확한 장단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네이버의 독자 노선은 기술 주권 확보와 데이터 주권 사수에 유리하지만 막대한 투자비와 시간, 인력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카카오·SKT의 제휴 전략은 단기간에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으나, 핵심 기술을 외부에 의존하게 되어 장기적으로는 자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미국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빅테크가 주도하고 있어 1대1 경쟁은 어렵다"면서도 "소버린 AI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도 경쟁 모델이 필요하며, 협력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이 강점을 가진 특화 AI 분야에서는 미국 자본과 기술력을 끌어들이는 복합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원태 국민대 특임교수 역시 "인공지능을 둘러싼 지정학적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주권 인공지능을 폐쇄적이고 고립적인 개념으로 봐선 안 되며 최소한의 기술 주권을 지키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오픈AI發 '인재 블랙홀' 현실화...K-AI, 핵심인력 유출 '경고등'

한국의 인구 1만명당 AI 인재 순유출입 수, 주요국 인구 1만명당 AI 인재 순유출입 수. 대한상의 제공 [뉴스락]
한국의 인구 1만명당 AI 인재 순유출입 수, 주요국 인구 1만명당 AI 인재 순유출입 수. 대한상의 제공 [뉴스락]

오픈AI의 등장은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소요되는 거대언어모델(LLM) 경쟁에서 한발 비켜나 있던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고 있다.

특정 산업에 특화된 ‘버티컬 AI’가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설립된 버티컬 AI 기업들의 매출 성장률이 전년 대비 400% 급증했다.

오픈AI 코리아 개소식에서 유일한 스타트업 협업 사례로 소개된 AI 아트 플랫폼 ‘아투(Artue)’는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글로벌 AI 기술을 발판 삼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하지만 기회의 이면에는 ‘인재 유출’이라는 현실적 과제가 부상하고 있다.

오픈AI가 한국 지사장 선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인력 채용에 나서면서, 가뜩이나 인력난에 시달리던 국내 AI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메타가 우리 직원을 빼가려 1억 달러(약 1393억원)의 보너스를 제안했다"고 밝힐 만큼 글로벌 AI 인재 쟁탈전은 이미 격화된 상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보상을 앞세운 오픈AI가 국내 시장에서 직접 인재 흡수에 나설 경우, 국내 빅테크는 물론 유망 스타트업의 핵심 두뇌 유출은 불가피하다는 비관론이 나온다.

정부의 정책적 딜레마도 심화되고 있다. 정부는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인프라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며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소버린 AI’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민간 기업들이 글로벌 AI 기술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규제 환경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등 데이터 관련 규제가 혁신적인 AI 서비스 개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고속도로(인프라)’를 깔아놓고도, 낡은 규제 때문에 ‘자동차(AI 서비스)’가 달리지 못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보다 정교한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혁신 기술은 적극적으로 수용하되 핵심 데이터는 국내에 보관하는 싱가포르의 ‘하이브리드 모델’이나, 신기술·서비스에 대해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해주는 ‘규제 샌드박스’의 전면적인 도입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최해옥 STEPI 연구위원은 "AI는 기존 기술과 달리 단순한 규제 완화나 기술 지원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특성이 있다"며 "AI 규제 샌드박스는 전 주기적 규제 실험 인프라 기능이 필요하며, 기존 규제샌드박스와 구분되는 AI 특화 요소 중심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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