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웅천지구 내 중학교·신안 도초초 이전 난항
수백억 사업비 확보 발목…일부 주민 반대까지 나와
(무안=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지역사회 숙원임에도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예산문제와 일부 주민의 반발로 학교 이전 사업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교육당국과 지자체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이전을 추진 중인 관내 학교는 여수 아리울 중학교와 전남 신안 도초 초등학교이다.
아리울 중학교 이전사업은 인구가 급증한 여수 웅천지구 내에 초등학교가 3곳이나 되는데도 졸업생을 수용할 중학교가 웅천중 1곳뿐이어서 제기됐다.
웅천중학교는 학년당 6학급을 기준으로 세워졌으나 현재 8학급까지 늘어났고 1개 반에 학생 수가 30명이 넘어 초과밀 상태이다.
이 때문에 매년 웅천지구내 초등학교 졸업생 중 100여명이 왕복 2시간 거리의 중학교에 장거리 배정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지구 내 중학교 신설을 요구하자 인근 아리울 중학교를 웅천지구 안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그동안 교육당국과 여수시가 학교 부지 매입 예산 부담 비율을 놓고 논의를 거듭했다.
현재 부지 매입은 여수시가 제안한 조성원가(92억원) 수준으로 검토 중이지만 교사 신축비 400억원 조달방안과 함께 개교까지 5년간 학생들의 통학 불편 해소 방안도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현 아리울 중학교 인근 주민들이 학교 이전 후 '공동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해 또 다른 갈등 요소로 등장했다.
전남도의회 주종섭 의원은 "교육당국과 지자체가 지역주민과 소통하지 못한 행정과실"이라며 "과대 과밀 학교 운영으로 학생 안전과 교육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조속히 이전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은 지 70년이 지난 신안 도초 초등학교도 이설이 시급하지만 예산 확보 문제로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도초 초등학교는 시설 노후화가 심각해 구조 안전 위험시설물로 지정된 상태여서 신안군과 지역주민들이 지난해 학교 이전에 합의한 상태이다.
하지만 이후 1년여가 다 되도록 319억원에 달하는 학교 이전 사업비에 대한 교육청과 지자체의 분담 협의에 성과가 없어 현재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전남도의회 최미숙 의원은 "신안군이 국유지 매입비와 부지 교환 차액까지 부담하겠다고 나서고 있는데도 교육청이 더욱 낮은 분담 비율을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며 "아이들의 안전과 학습권 보장을 위해 더이상 지체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도교육청은 여수 웅천지구의 경우 일단 학군 조정 등을 통해 조금이라도 과밀학급 현상을 해소하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며, 도초 초등학교도 지자체와 협의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 짓고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받는다는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주민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학교 이설을 추진하고 학생들의 등교와 안전대책도 마련하겠다"며 "개교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도록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