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① 국민 일상 바꾼 30여년 사법제도 변천…성과 속 한계도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사법개혁] ① 국민 일상 바꾼 30여년 사법제도 변천…성과 속 한계도

연합뉴스 2025-09-21 07:00:01 신고

3줄요약

사법부 주도 사발위·사개위, 공판중심주의 등 선진적 재판제도 안착 성과

2010년대부턴 국회가 앞장…법조일원화 가져왔지만 정쟁 속에 부침 겪기도

이번엔 李대통령 대법판결 계기로 촉발…법조계선 "사법부 논의 참여 필수"

[※ 편집자 주 = 정치권을 중심으로 사법개혁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고 1949년 9월 26일 사법부가 출범한 지 75년여가 흘렀습니다. 1993년 본격적인 사법개혁 시대가 개막했습니다, 지난 30여년 간 틀을 다진 사법제도가 또 하나의 변곡점을 맞았습니다. 사법제도는 공화국의 근간인 법치주의가 작동하는 토양이자 사회를 지탱하는 주춧돌입니다. 공정하고 독립적인 사법제도는 법치주의를 실현하고 유지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입니다. 비상계엄의 혼란을 딛고 시작된 논의가 사회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올바른 방향으로, 생산적으로 전개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사법개혁 의제의 구체적 내용을 짚어보고 각계 의견을 듣는 기획기사를 송고합니다.]

"대법원장 사퇴" 민주당 사법부 압박, 법원은 '침묵' "대법원장 사퇴" 민주당 사법부 압박, 법원은 '침묵'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1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원은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 속에도 특별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25.9.16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대법관 증원을 중심으로 한 '사법개혁'에 속도를 내면서 지난 30년간 다듬어져 온 사법제도가 이번엔 어떤 변화를 맞을지 주목된다.

과거 사법부, 정부가 주도한 사법개혁 논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도입, 형사재판에서 공판중심주의적 심리절차 확립, 범죄피해자 보호 강화 등 큰 틀의 재판제도 개선을 이끌어왔다. 국회 중심의 활동도 법조일원화 확대 등 일정 성과를 냈다.

이번 사법개혁은 대법관 증원, 대법관 추천위원회 구성 다양화, 법관평가제 개선을 통한 인사시스템 개편,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등이 뼈대다. 의제 하나하나가 사법체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찬반도 첨예하게 갈려 험난한 논의 과정이 예상된다. 이런 배경에서 과거의 성과와 한계는 생산적 논의를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사법제도발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 사법제도발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윤관 대법원장이 대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사법제도 발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1993.11.10 [본사 자료사진]

사법제도 개선 논의는 1960년대부터 시작됐다. 출발은 사법부 내부였다. 대법원은 1969년 법원과 국회, 학계, 검찰 등 11명이 참여하는 사법제도개선심의위원회를 만들었다. 사법연수원 설치, 사법시험 개선, 상고이유 제한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후 사법제도나 사법행정 정비를 지속 연구할 자문기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상고제도개선심의위원회, 송무제도개선심의위원회 등 여러 위원회가 꾸려졌다.

본격적인 사법개혁 논의는 1990년대 문민정부 출범으로 '사법의 민주화' 목소리가 커진 것이 계기가 됐다. 정치권 민주화를 넘어 사법의 비민주적·권위주의적 요소를 타파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이었다.

1993년 윤관 대법원장 취임 후 사법부 주도로 '사법제도발전위원회'(사발위)를 구성했고, 법관과 검찰 인사·국회의원·행정부·학계·언론계·사회단체 인사 등 각계각층이 참여했다.

윤 대법원장은 그해 9월 취임사에서 "국민을 위한 사법이 되기 위해서는 제도 개혁이 뒷받침돼야 하고 개혁에 앞서 사법의 기능과 업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개혁안은 입법 성과로 이어졌다. 대법원이 1988년부터 추진한 피의자 심문 제도 도입은 반대론에 막혀 중단되다시피 했지만 사발위 논의에서 심의안건으로 채택돼 불씨가 살아났다. 격론 끝에 영장실질심사 도입을 결정하고 형사소송법 개정 입법이 추진됐다. 이후 1995년 12월 법률 공포로 열매를 맺었다. 준비기간을 거쳐 1997년 1월1일 시행됐다.

행정소송 1심 관할 행정법원을 신설해 행정소송을 3심제로 전환하는 안도 마련됐다. 이후 1998년 서울행정법원 등이 설치되면서 행정권에 대한 사법심사가 강화됐다.

김영삼 대통령 지시로 1995년 구성된 '세계화추진위원회'는 미국식 로스쿨 도입을 최초 검토했지만,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기존 300명에서 1천명까지 확대하는 성과를 냈다.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 1999년에는 대통령 직속 '사법개혁추진위원회'(사추위)가 구성돼 법조인 양성제도 개선, 법조비리 근절 등 광범위한 내용을 논의했지만, 7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으로 한계가 있었다. 기본 방향만 정하고 대법원이나 법무부에 권고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해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는 못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법개혁위원회 오찬 노무현 전 대통령 사법개혁위원회 오찬

노무현 대통령은 12일 낮 최종영 대법원장과 조준희 위원장 등 사법개혁위원회 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 위원회 보고를 듣고 오찬을 함께 했다. 2005.1.12 (서울=연합뉴스)

참여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국민의 사법 참여 요구가 높아지며 대통령과 대법원이 사법제도 전반에 걸친 개혁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2003년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가 출범했다. 외견상 '대법관 제청파문'이 계기가 됐지만 사법제도 전반에 대한 개혁 필요성도 작용했다.

특히 앞선 정권 사법개혁 과정에서 행정부와 사법부 간 협력이 미흡해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을 교훈 삼아 청와대와 대법원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개혁을 추진해 나간 점이 특징적이다.

대법원 산하에 마련된 사개위에 각계각층이 참가해 여러 건의안을 냈고 이를 구체적인 개혁 입법으로 완성하기 위한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연이어 탄생해 입법 성과도 이뤄냈다.

결과물이 검찰 수사기록 위주 재판 관행에서 벗어난 공판중심주의적 법정 심리절차 도입과 국민참여재판 시행 등이다. '고시 낭인' 해결을 위한 로스쿨 도입도 결정돼 법조인 양성제도의 근간을 바꿨다.

사개추위는 구속영장 피의자 국선변호 전면 확대, 범죄피해자 보호방안 마련, 조건부 석방 신설, 인권침해적 긴급구속과 그에 따른 사전영장·사후영장을 없애 판사 허락없는 구속을 막고 수사기관 권한을 체포로 낮췄 도입했던 긴급체포 제도 보완, 대법원 양형위원회 설립과 양형기준 마련 등의 성과를 냈다.

사개특위 법원관계법 심사 사개특위 법원관계법 심사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5일 국회 법사위 소회의실에서 법원관계법에 대한 심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한나라당 주성영, 여상규, 박민식, 이두아, 민주당 유선호, 김동철, 조배숙,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이 참여했다. 2011. 4. 5

2010년대 이후 논의는 국회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18대 국회는 2010년 여야 의원 20명으로 구성된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를 출범시켰다.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20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여야 간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다만 재판제도 측면에서 법조 일원화 제도와 재판연구원 도입을 이끌었다.

이후 19∼21대 국회에서도 사개특위가 구성됐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같은 수사 관련 의제 외에 재판 측면에선 특별한 성과를 만들지 못했다.

사법정책 추진을 위한 대법원장 자문기구를 만들어 사법부 내부에서 여러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정책자문위원회'는 상고법원 설치를 비롯한 재판 기능 강화, 국민의 사법 복지 증진, 법관 임용 개선 등 안건을 논의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때는 '사법발전위원회'가 전관예우 근절, 판결문 공개 확대, 국민의 사법참여 확대 등을 논의했지만 별 성과는 없었다.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출범한 '사법정책자문위원회'는 전임 대법원장 시절 심화해 비판을 받은 재판 지연 해결을 비롯해 장애인·노인의 사법접근권 보장, 사법정보화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해 대법원장에 건의했다.

발언하는 백혜련 위원장 발언하는 백혜련 위원장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에서 특위 위원장을 맡은 백혜련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5.8.12 pdj6635@yna.co.kr

지금 민주당이 추진 중인 '사법개혁'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촉발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과거와 비교해 진정성을 놓고 지적도 제기된다. 그간 대법관 증원은 계속 논의돼 왔지만, 이번처럼 3년이라는 단기간에 26명까지 급격하게 늘리는 방식은 논란을 불러왔다.

사법부 참여가 배제된 사법개혁 논의 방식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법개혁의 두드러진 성과를 만들어낸 김영삼, 노무현 정부 때 사법개혁기구는 사법부가 행정부와 함께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국회 주도 개혁기구의 경우에도 18대 국회 사개특위 때는 사법부가 사법정책자문위 등 대법원장 자문기구 논의를 통해 도출한 의견을 국회에 개진했다.

19∼21대 국회에서 만들어진 사개특위는 정쟁이 격화하며 여러 주체가 참여하는 구체적 논의로 이어지진 못했지만 논의 과정에서 형식적으로나마 여야가 참여했다.

현재 사법개혁 추진기구는 여당 내 '국민중심 사법개혁 특별위원회'로 민주당 의원들이 논의를 주도하되 외부 의견을 듣기로 했다.

사법부는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사법개혁 논의에 사법부 참여가 필수라는 입장이다.

안팎 우려가 커지자 법원장들은 지난 12일 법원행정처장 주재로 전국법원장회의를 열고 "최고법원 구성과 법관인사제도는 사법권 독립의 핵심 요소"라며 사법부가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법원장회의 개최 전국법원장회의 개최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각급 법원장들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5.9.12 hihong@yna.co.kr

already@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