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최태인기자] AI 인프라 확장과 초고성능 추론(inference)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반에서 고용량 낸드(NAND)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낸드 기술 개발 경쟁이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지디넷(ZDNet)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세대(V9) 고용량 낸드 상용화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삼성은 2024년 4월부터 280단 구조의 V9 낸드를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초기에는 1Tb 용량의 TLC(트리플 레벨 셀) 제품을 내놨다. 같은 해 9월에는 V9 QLC(쿼드 레벨 셀) 제품의 양산에도 착수했지만, 설계 결함으로 성능 저하 문제가 발생하면서 본격적인 출시는 최소 2026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낸드 시장 전체에서는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QLC 부문에서는 뒤처진 모습이다. 삼성전자의 주력 QLC 제품은 여전히 V7 세대에 머물러 있으며, V8 세대에서는 QLC 제품이 출시되지 않았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공백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 8월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300단을 돌파한 321단 2Tb QLC 낸드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기존 QLC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가 두 배 향상됐으며, 쓰기 성능은 최대 56%, 읽기 성능은 18% 개선됐다. 또한 전력 효율성도 23% 이상 높아져,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서 요구되는 저전력·고성능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V9 QLC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빠르게 고용량·고성능 낸드를 필요로 하는 AI 인프라 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SK하이닉스가 기술적 우위를 기반으로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글로벌 낸드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2025년 2월 400단 이상을 적용한 V10급 1Tb TLC 낸드를 공개했지만, 구체적인 상용화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일본 키옥시아(Kioxia) 역시 올해 초 332단 V10급 낸드를 선보였으나 아직 양산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결국 낸드 시장의 주도권 경쟁은 ‘고층화’와 ‘고용량화’에서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기술을 상용화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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