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가 모범답안' 김이나 "창작의 끝은 가창"…종현 '혜야'가 그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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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가 모범답안' 김이나 "창작의 끝은 가창"…종현 '혜야'가 그 예

모두서치 2025-09-20 12:20: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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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음악의 모든 요소를 다 이기는 건 '아티스트의 진정성'이더라고요. 어떤 밸런스든 뭐든 다 이기는 '멋진 사례'가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도 무릎 꿇리게 하는 '혼을 담은 라이브' 무대를 가끔 만날 때가 있잖아요. 그때 느끼는 전율은 어떤 명작보다도 짜릿한 경험이죠."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작사가 김이나는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열린 '2025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에서 그룹 '샤이니' 종현의 '혜야' 라이브 영상을 소개하며, 마치 실제 무대를 보고 있는 듯 생생한 애정을 드러냈다.

해당 곡은 샤이니 정규 1집 '더 샤이니 월드(The SHINee World)'에 실린 종현의 솔로곡이다. 스페인 가수 알레한드로 산스(Alejandro Sanz)의 원곡 '이 시 푸에라 엘라(Y Si Fuera Ella)'를 작사가 겸 작곡가 켄지(KENZIE·김연정)가 한국어로 번안했다.

김이나는 "알레한드로 산스는 현지 조용필 선생님 같은 대가수예요. 곡의 정서는 50~60대가 불러야 되는 정도의 깊이가 있는데 종현 씨가 18세 때 한글로 개사한 버전을 불렀어요. 라이브 무대는 종현 씨가 정말 온 몸과 감정을 토해냈다"고 설명했다.

해당 영상에서 종현은 '혜야' 라이브를 격정적으로 소화한다. 흰 옷에 붉은 물감이 튀는 무대 연출은 압권이다. 이날 김이나 토크를 진행한 래퍼 MC 스나이퍼는 "압도적"이라고 반응했다.

김이나는 "해당 영상을 보면 초심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가수가 이런 감정을 토해낼 수 있는 곡이 사실 많이 나오지도 않잖아요. '창작의 끝은 가창'이라고 전 항상 얘기를 하는데 이 무대가 그걸 증명합니다. 이 에너지를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3년 성시경의 '10월에 눈이 내리면'을 통해 정식 작사가가 된 김이나는 그간 유명 가수들과 협업하며 스타가 됐다. 단아한 미모와 여러 방송에서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며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현재 MBC FM4U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에' DJ를 맡고 있다.

김이나는 그런데 학창 시절부터 음악 마니아였다. 본인 말을 빌리자면 가요를 '집요하게' 좋아했다. 작곡가별로 테이프에 노래를 녹음해서 아카이빙을 한 이유다. 돌아돌아 작사가가 됐는데 그 가운데 그리고 이후에도 한 번도 지치지 않은 이유는 끊임없이 좋은 노래가 나와 계속 행복하기 때문이다.

이날 토크 주제는 '예술성X대중성 : 김이나 주파수로 듣는 음악 감상법'이었다. 김이나는 자신의 취향, 감성을 바탕으로 음악을 감상할 때 더 풍성하게 들을 수 있는 방법을 공유했다. 김형석 작곡가에게 들었다며 "어려운 건 쉽게, 쉬운 건 깊게, 깊은 건 재미있게 풀어내는 것이 작가가 창작하는데 가장 올바른 태도"라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어려운 건 쉽게'라는 주제에 맞춰 고른 노래는 한양대 작곡과 출신으로 클래식 음악 기반인 프로듀서 황현이 작사·편곡한 샤이니 '방백'이다.

음악에서 어렵게 느껴지는 요소 중 하나는 화성이다. 김이나는 '방백'이 꽤 복잡한 화성을 썼지만, 청량하고 심플한 멜로디를 얹고 효율적인 '보컬 어레인지먼트'를 통해 쉽게 풀어낸 곡이라고 특기했다.

김이나는 "'방백' 후렴구에선 화음 없이 합창을 해요. 심플하게 힐링시켜주는 아름다운 음악같이 들리지만 그 밑을 보면 백조의 헤엄치는 발처럼 코드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황 작곡가에게 승인을 받아 악보도 스크린으로 보여준 김이나는 "코러스, 건반, 스트링이 각기 정말 복잡하지만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면서 진행이 되고 있어요. 멜로디가 얼굴의 역할을 한다고 항상 얘기를 하는데요. 가사와 반주는 성격에 가깝고요. 멜로디를 심플하게 만들어 노래가 질리지 않은 곡이 됐습니다. 섬세하게 만들어진 건축물 같은 반주 편곡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쉬운 건 깊게'를 대표하는 곡으로는 '한국 멜로우 팝 원조'인 밴드 '모노(Mono)'의 '넌 언제나'(1993)를 리메이크한, 록 밴드 '데이브레이크'의 동명곡을 지목했다. 작곡가 겸 싱어송라이터 윤상을 '유일신'처럼 좋아하던 김이나가 밴드에 입덕하게 된 계기의 곡이다.

김이나에 따르면, 데이브레이크 리메이크 버전은 C조 기준 정직한 1도 화음(도미솔)을 쓰는 대신 2도 화음(레파솔)으로 시작한다. 이후 '어슷하게' 진행이 돼 사람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드는 흐름을 탄다. 이른바 '텐션 코드'를 사용한 것이다. 데이브레이크 이원석은 영상을 통해 "원곡이 편안하게 시작해 이완, 긴장, 이완, 긴장을 얘기한다면 저희는 아예 긴장부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야기의 마지막 주제인 '깊은 건 재미있게'의 주인공은 남매듀오 '악뮤' 멤버 겸 솔로가수 이찬혁이었다. 그가 지난 7월 발매한 솔로 정규 2집 '에로스'는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 호평을 듣고 있다.

 

김이나는 이 음반이 주는 메시지는 '죽음과 삶'인데 "코 앞에 닥친 죽음을 이렇게 생으로 얘기한 아티스트는 드물다"고 특기했다. 무엇보다 "목전에 다다른 죽음에 대한 노래를 너무 경쾌하게 만든 것"이라면서 "'멸종위기사랑'을 얘기하면서도 '결국은 사랑'으로 끝나는 역설이 대단한 음반"이라고 들었다. "굉장히 깊은 얘기를 너무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것이다.

김이나는 이와 함께 음악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이찬혁 출연 '별밤 콘서트 인 스튜디오(Concert in Studio)'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라디오 스튜디오 라이브임에도, 이찬혁이 밴드 멤버들은 물론 코러스 일곱명을 대동해 해당 코너가 뮤지션들 사이에서도 출연하고 싶은 플랫폼이 됐다는 얘기다.

이처럼 음악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음악 마니아'인 음악 종사자에겐 그에 걸맞은 음악 환경도 따른다. 김이나가 대표적인 예다. 여전히 음악 마니아인 그녀는 업계에서 '모범답안 작사가'로 통하기도 한다. 김이나와 시너지를 내고 싶어하는 신인은 물론 조용필, 임재범 같은 거장 뮤지션들도 그녀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이나는 예전엔 유명 음악가들 곡의 작사를 맡는 게 부담스러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당시는 스스로 '자의식이 컸던 시기'라고 규정했다.

"전 내내 자의식과 굉장한 싸움을 하며 이 업을 해왔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작사가, 작곡가는 그러니까 자신의 이름으로 앨범을 내지 않는 창작자가 자의식이 너무 커지면 '그때부터 감을 잃는 거'라는 두려움을 혼자 갖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나는 그냥 업자야. 나는 그냥 테크니션이야'라고 계속 되뇌였죠. 부담감이 왔을 때는 '자의식의 경계가 위험수위'에 가 있을 때였던 것 같아요. 근데 업계에선 제가 만약에 못 쓰면 다른 작사가에게 곡이 가게 돼 있거든요. 다행히 자의식이 퍼진 걸 느끼고, 제자리로 돌아왔었습니다. 지금도 가사를 쓰면서 '내가 이걸 못써도 다른 더 좋은 가사를 받아서 쓰겠지'라는 생각을 해요. 직장인의 마인드로 일을 하고 있죠."

오는 21일까지 이태원 일대에서 펼쳐지는 '현대카드 다빈치 모텔'은 이처럼 '어려운 건 쉽게', '쉬운 건 깊게', '깊은 건 재미있게'를 풀어내는 드문 자리다. 이 행사는 한국판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West·SXSW)를 표방한다. SXSW는 매년 3월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열리는 음악·영화·게임 등 문화 콘텐츠와 IT 산업을 융합한 세계 최대 규모의 융복합 페스티벌 겸 컨퍼런스를 가리킨다. 지식, 지성, 지혜를 가져가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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