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의 심화는 사회·기업·경제의 생태계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전사적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 요구에 더해, 최근 EU는 에코디자인법과 배터리법 등으로 수입제품의 저탄소화까지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제 전사 탄소중립뿐 아니라 제품 자체의 저탄소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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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첫째, 기후변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 전담팀을 구축하고,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를 별도 지정해 사업 전략의 수립과 비즈니스 운영 과정에 기후변화 위험과 기회를 반영해야 한다. 제품 생산 전 과정에 걸쳐 배출량을 감축할 수 있도록 유관 부서(생산부서, R&D 부서, 구매 부서 등)를 연계해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국내 다수의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을 전담팀에 맡겨놓고 사업전략과 목표에 반영하지 않거나 유관부서와의 협력체계를 갖추지 않아 감축 전략의 이행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둘째, 제품탄소발자국 산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배출량 산정을 위해서는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물질과 배출물질 데이터 관리가 필수다. 생산 관리 시스템과 함께 공정단위 에너지 사용량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세 번째로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협력사 데이터 관리가 중요하다.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의 제품탄소발자국은 협력사가 협조해 직접 산정해야 한다. 산정 초기에는 협력사 데이터가 부재한 경우가 많아, 산업 평균 데이터 등 2차 데이터를 기반으로 협력사의 제품탄소발자국을 산정한다. 앞으로는 협력사들이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단계의 제품탄소발자국을 직접 산정할 수 있도록 기술 교육과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제품의 배출량 산정 체계가 갖추어졌다면 전 과정에서 배출 저감 목표를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 생산 공정의 탈탄소화뿐 아니라, 공급망의 탈탄소화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 화석 연료원을 전력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며,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폐제품의 재활용과 재활용원자재의 사용을 확대하면 제품의 자원 효율을 높이고 탄소집약도를 저감할 수 있다.
최근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수출기업의 제조업 분야에서의 입지가 급격히 위협받고 있다. 국내 기업의 탈탄소화 전환이 늦어질수록 우리 기업과 제품 경쟁력은 더욱 약화할 뿐이다. 기업 경영진이 이를 먼저 깨닫고, 한시라도 빨리 공시가 아닌 실질적인 배출량 감축과 에너지전환에 중점을 두고 저탄소생산체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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