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준경 대통령실 경제성장수석은 한국 경제가 지대추구 경제로 빠지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8일 인터뷰에서 “돈의 흐름을 생산으로 돌리는 금융개혁 자체가 거대한 구조개혁”이라면서 행정, 규제, 금융, 교육으로 이어지는 개혁 과제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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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수석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혁신’을 꼽았다. 이 혁신을 가로막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이라고 지목했다. 공직자들이 정책 감사 등에 연연하면서 변화보다는 리스크 회피를 우선한다는 의미다.
이는 규제의 양산으로 이어진다. 문제가 나타날 때 발생하는 책임을 피하기 위해 규제를 늘린다는 해석이다. 그 결과 기업 등 민간 분야의 자발적 혁신이 가로막힌다고 봤다.
하 수석은 “규제를 근본 틀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완화가 아니라 시스템적 전환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그 해답 중 하나로 ‘인센티브’를 꼽았다.
하 수석은 “(공직자들이) 활발히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 잘하면 칭찬을 해주는 인센티브 구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면서 “규제는 근본 틀부터 바꾸고 이해관계 충돌은 이익 공유로 푼다”고 요약했다.
이어 부동산 중심의 지대추구 경제도 바꿔야 한다고 하 수석은 강조했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투자보다 시세 차익을 노리거나 임대료만 기대하는 지대 경제에서 벗어난다면 한국 경제의 혁신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이른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이다.
그는 “성장이 잘 안되니까 약간 반칙을 해서 돈을 벌려고 한다”며 “고도성장기에 설계돼 잘 통한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을 부가가치 창출과 일자리 창출로 연결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자 이재명 정부의 국정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이와 함께 교육 개혁도 수반되어야 한다고 하 수석은 봤다. 혁신의 주체도 결국은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새로운 산업이 생겨 기회가 열렸을 때 결국 사람이 그 일을 하게 된다”면서 “그런 사람이 역량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교육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중고뿐만 아니라 평생교육 차원에서 교육 개혁을 한다”며 “행정, 규제, 금융, 교육 개혁이 잘되면 새로운 기업과 산업이 생겨나고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경제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최근 진행 중인 석유화학 구조조정과 관련한 언급도 나왔다. 정부 인센티브는 알려진 게 없고 기업들의 구조조정 노력마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하 수석은 “산업 구조조정은 이해관계 충돌을 수반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곳에서는 치킨게임이 일어나고 치킨게임이 일어나다 같이 죽을 수도 있다”며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같이 살아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 수석은 “여러 논의가 진행 중이고, 여러 원칙이 있다”며 “무엇인가 산업계에서 그림이 나오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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