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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생산적인 통화...주요 사안에서 진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 시 주석과 매우 생산적인 통화를 마쳤다”며 “무역, 펜타닐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필요성, 틱톡 거래 승인 등 매우 중요한 사안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만날 것이며,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면서 “시 주석도 적절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PEC 정상회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에 복귀한 이후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는 첫 자리가 될 전망이다. APEC 정상회의는 다음 달 우리나라 경주에서 개최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통화는 매우 좋은 분위기였다. 다시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고, 틱톡 승인에 감사드린다. 양측 모두 APEC 회담을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의 APEC 회담은 틱톡 외에도 보잉 항공기 구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펜타닐 밀매 차단 등 폭넓은 의제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뉴욕 에버코어 ISI의 네오 왕 수석 애널리스트는 “APEC 회담은 국빈 방문보다 문턱이 낮다”며 “틱톡에 집중하는 것은 향후 다른 분쟁 해결에도 긍정적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번 통화는 지난 6월 이후 첫 대화로, 틱톡 매각과 무역협정 연장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양국은 반도체·희토류 등 전략 산업을 둘러싼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통화에 대해 “시 주석이 미국의 제한적 무역 조치를 피하고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기존 성과를 해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또 이번 통화를 “긍정적이고 실용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미국이 중국 기업들에게 “개방적이고 공정하며 차별 없는 투자 환경”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수출 제한과 무역 장벽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틱톡 거래 승인…미국이 강력 통제”
“양국 통화가 갈등 관리에는 도움이 됐지만, 틱톡 딜이나 무역 문제에 대해선 확정된 합의가 없었다. 폴리티코는 “미국 측은 틱톡 승인 합의를 강조하지만, 중국은 상업적 협상과 법 준수를 강조하며 확정적 표현을 피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틱톡의 핵심 알고리즘과 데이터 통제권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의회 내 반발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시 주석이 “틱톡 거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서명 절차가 남아 있을 수 있지만, 나는 시 주석의 말을 매우 신뢰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거래 최종 확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틱톡 거래는 잘 진행 중”이라며 덧붙였다. 이어 중국의 알고리즘 통제 여부와 관련해 “미국이 매우 강력한 통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번 주 마드리드에서 열린 미 재무장관 스콧 베슨트와 중국 부총리 허리펑 간 회담에서는 틱톡 미국 사업부 분리를 위한 기본 틀이 마련됐다. 합의안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최대 20%의 지분만 보유하고, 오라클, 안드리센 호로위츠,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등이 나머지를 인수할 예정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와 관련 시 주석이 “중국 법과 규정을 준수하면서 시장 원칙에 따른 상업적 협상을 지지한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더 큰 합의 근접해 왔다하지만...대법원 판결 등 변수도
미국과 중국은 11월까지 관세 휴전에 합의한 상태다. 미국은 과거 최대 145%까지 관세를 부과했으며, 현재 남은 20%의 관세는 펜타닐 원료 차단 압박 수단으로 유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더 큰 합의에 근접해 있다”고 말했지만, 대법원이 대통령의 관세 권한에 대한 판결을 내릴 예정이어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는 또 동맹국들에게 중국·인도에 대한 제재 강화를 촉구하며, 러시아에 경제적 압박을 가해 전쟁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미중간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이번 통화가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는 있었으나, 실질적인 성과는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스콧 케네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경제 담당 국장은 “양측 모두 구체적 합의를 발표하지 않았다”며 “중국은 미국이 추가 제재를 내놓을 경우 지금까지의 성과가 무의미해질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보니 글레이저 미국 독일마샬펀드 아태프로그램 국장은 “트럼프는 틱톡 합의에 확신을 보였지만 중국은 대만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는 최근 미국의 대만 정책 기조 변화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크레이그 싱글턴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경쟁적 조치를 늦추려 하고 있으며, 정상회담을 더 원하는 쪽은 워싱턴”이라며 “현재 구도는 중국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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