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청년, 결혼·연애 포기엔 기성세대 잘못···새로운 길 열어야”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열린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참석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요즘 청년들이 결혼도, 연애도 포기하는 상황에 대해 기성세대 잘못이라며 새로운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날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열린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 콘서트'에서 "요즘 청년들과 제가 살아왔던 청년 시절을 비교해 보면 명백하게 요즘 세대들이 훨씬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기성세대와 비교하면 기회의 총량이 부족해졌고, 이로 인해 경쟁이 너무 극렬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요즘은 경쟁이 마치 전쟁처럼 되면서 '반드시 친구를 죽여야 한다. 안 그러면 내가 죽는다' 이런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은 아무 잘못이 없다. 이런 어려움을 예측하고 미리 대책을 만들지 못한 우리 기성세대의 잘못"이라며 "제가 제일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층의 젠더 갈등에 대해서도 "작은 기회의 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잔인하게 경쟁하다 보니 남녀가 편을 지어 다투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는데, 괜히 여자가 남자를 미워하면 안 되지 않나.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는, 이제 권한이 좀 생겼기 때문에 새 정부가 해야 할 길은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라며 "저와 새 정부 모두 다 '성장' 노래를 부르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러니까 함께 더 많은 기회가 있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같이 가도록 하자"고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 미안하게 생각한다. 미안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지만 그냥 좌절하고 있을 수는 없다"며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니까 같은 공간 안에 살고 협력해야 하므로 노동자와 기업인, 청년과 기성세대, 특히 청년 남성과 청년 여성이 대화를 많이 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19일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2030 청년들의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참석자들이 발언권을 얻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최지원 대통령실 청년담당관이 마이크를 들고  토크콘서트 진행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행사는 2030 청년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온라인을 통해 신청한 1185명 중 연령대·성별·지역 등을 반영하여 무작위로 선발한 청년, 서울대·고려대·숙명여대·부산대·경북대·전남대 등 대학 학보 기자단, 국민 WE원회 등 약 150명이 참석했다.

이들 가운데 5명의 청년이 진로탐색, 창업, 주거, 결혼, 지역청년을 주제로 자신들의 진솔한 경험을 공유하며, 이후 참석자의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이 대통령은 "우리 집에도 여러분과 비슷한 입장의 청년들이 있다. 많이 힘들진 않는지"라고 공감의 말을 전하며 행사를 시작했고, 현장 의견을 청취 후 배석한 정부 관계자들에게 관련 사항을 지시하기도 했다.

'미국 백악관처럼 대통령실도 청년 인턴십 프로그램을 만들어달라'는 요구에, 이 대통령은 김용범 정책실장에게 "부처나 공공기관, 기업엔 권장하면서 대통령실은 못 하고 있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채용 문을 넓혀달라'는 요청에 "대기업 회장님들에게 '청년들 좀 뽑아달라'고 부탁했는데 다행히 들어주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6일 국무회의를 열어 청년 고용난이라는 또 다른 고비를 넘는 데도 기업들이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이에 삼성, 현대차, SK, LG, 포스코, 한화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이 화답해, 신규 채용 계획을 잇따라 내놓았다. 참으로 반갑고, 또 다행스러운 소식"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만 4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하니, 취업을 준비하는 우리 청년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가 되리라 생각한다"며 "청년 고용률이 1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오며 사회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가적 난제 해결에 기업들이 적극 동참해 주신 점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썼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열린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 "대통령의 요청에 화답해 어제까지 8개 기업이 44000여 명에 달하는 2025년 신입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고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기업 관계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이재명 대통령은 애초 계획보다 채용 규모를 늘려준 기업에 감사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신규 채용 확대를 통해서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업들을 직접 발표하고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고 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8개 기업이 계획 대비 4000명 이상 늘어난 총 24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청년들이 취업 시장을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삼성은 6만 명, 포스코와 롯데는 각각 15000명, HD 현대는 1만 명을 향후 5년  간 채용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경제인연합회에서 다음 달 21일부터 개최하는 주요 대기업과 협력사들의 상생 협력 채용 박람회에는 삼성, SK, 현대차, LG 등 주요 대기업의 우수 협력업체 300개 사가 참여할 계획이고, 박람회 기간 중 1500명 이상 현장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청년의 날을 맞아 진행했던 청년 주간 행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 비서실장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 성장의 새 물꼬가 트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며 "이날 개최된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의 주제와 같이 청년의 목소리로 청년의 희망을 함께 만들어가는 진짜 대한민국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 임기 내 청년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전담 조직 등을 꾸릴 것인지에 관한 질문에는 "대통령실에 청년미래자문단이라고 하는 조직을 향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라며 "단장은 비서실장인 제가 맡는다. 그 구성원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했다.

한편 강 비서실장은 대기업과 원팀 정신으로 청년 일자리 문제를 헤쳐나가겠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국회 국정감사에 원청 대기업 사용자들이 증인으로 채택돼 기업 측에 압박이라는 이야기도 있다고 지적하자 "국회는 국회의 몫이 있고,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의 몫이 있다"며 "국회에서 일어나는 증인 채택에 대해서 대통령실이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기업들이 좀 더 잘 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노력을 할 것"이라며 "국회가 갖고 있는, 입법부가 갖고 있는 견제의 노력도 그것대로 존중돼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