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알코올을 섭취하고 있는 동물이 있다.
지난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연구팀은 아프리카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침팬지들이 사실상 만성적인 알코올 노출 상태에 있다고 발표했다.
이 동물, 매일 취해 있습니다
연구팀은 우간다의 응고고와 코트디부아르의 타이 두 지역의 침팬지들이 일상적으로 먹고 있는 과일의 에탄올 함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침팬지들은 하루에 약 14g에 달하는 순수 에탄올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미국국립알코올남용중독연구소가 정의한 '표준 1잔'에 해당하는 수치로, 맥주 한 캔이나 소주 4분의 1병 정도의 알코올 함량이다.
인간의 경우, 남성은 일주일에 8잔 이하, 여성은 4잔 이하를 적절한 음주 수준으로 권장하고 있다. 남성 기준, 하루에 1잔 이상을 마시면 과음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평균 체중이 약 40kg인 침팬지는 체중 대비 하루 적정 음주 수준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연구팀은 침팬지들이 의도적으로 알코올 함량이 높은 과일을 찾아서 먹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로버트 더들리 버클리 통합생물학 교수는 "침팬지들은 매일 체중의 5~10% 수준의 익은 과일을 먹는다"라며 "알코올 선호도와 관계없이 익은 과일을 무작위로 먹는 수준이 평균 알코올 섭취량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술 취한 원숭이' 가설, 사람들이 술 마시는 이유"
앞서 20년 전, 더들리 교수는 인간의 알코올에 대한 욕구가 인류의 조상인 영장류로부터 유전되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사한 바 있다. 당시에는 이 가설에 회의적인 반응이 대다수였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그의 가설에 점차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알레세이 마로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 조상들도 침팬지들과 마찬가지로 만성적으로 식이성 알코올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술 취한 원숭이' 가설은 오늘날 사람들이 알코올에 끌리는 이유를 설명해준다"라고 말했다.
한편, 침팬지는 사람과 침팬지 속에 속하는 유인원으로, 유전적으로 사람과 가장 유사한 동물이다. 침팬지는 채식을 주로 하는 잡식동물로, 식단의 대부분은 과일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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