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국내 자궁경부암 환자가 최근 몇 년 사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확산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기존의 자궁경부세포 검사만으로는 조기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입수한 ‘여성암 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진료 건수는 2020년 6만1636건에서 지난해 7만598건으로 약 15% 증가했다.
자궁경부암이란 전세계적으로 여성들이 걸리는 가장 흔한 암 중 하나로 국내에서는 여성 암 중 약 3~4%를 차지하고 있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증상이 악화될 경우 골반통, 출혈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로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HPV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이 HPV 감염으로 발생하는 만큼 암 발생 증가 연관성도 뚜렷한 양상이다. HPV 감염은 2020년 1만945건에서 지난해 1만4534건으로 32.8%나 증가해, 암 발생 증가와의 연관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현재 국가암검진사업에서는 20세 이상 여성에게 2년마다 자궁경부세포 검사를 지원하고 있으나 해당 검사는 민감도가 낮아 초기 단계의 증상을 놓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HPV DNA 검사가 제시된다. 해당 검사는 민감도가 최대 96% 이상으로 보고되며 바이러스 감염 초기부터 관리가 가능해 예방 효과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의원은 “이미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 주요 선진국은 HPV DNA 검사를 국가암검진에 도입해 시행 중”이라며 “검사 비용 부담 우려가 있으나 HPV DNA 검사는 5년에 한 번씩 권고되므로 자궁경부세포 검사보다 검사 주기를 길게 할 수 있어 장기적 효율성과 국가적 의료자원 절감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은 개인이 감염된 바이러스의 종류를 알고 세포 변화가 오기 전 미리 관리할 권리가 있으며 국가검진에서 암 발견을 놓쳐 예방의 시기를 잃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뿐 아니라 곤지름, 항문암, 인후암 등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현재 만 12~17세 여성 청소년과 18~26세 저소득층 여성은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으나 남성과 다른 연령층의 여성은 1회 약 20만 원, 총 3회에 60만원가량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며 이에 따라 국가 예방접종 지원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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