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구단 차원에서 동성애 혐오 구호 금지령을 내렸다.
18일(한국시간)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맨유는 팬들에게 다가오는 첼시와 홈경기에서 반동성애 구호 금지령을 내렸다”라고 보도했다.
이유는 맨유 팬들이 최근 경기에서 반동성애 구호를 외쳤기 때문은 아니다. 맨유가 동성애에 대한 인권 문제를 거론하기 위함도 아니다. 구단과 오랜 기간 갈등을 겪은 끝에 올여름 첼시로 향한 21세 유망주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에게 맨유 팬들이 첼시 비하 구호를 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르나초는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유소년 팀에서 뛰다가 2020년 맨유 유스로 합류했다. 2021-2022시즌 막바지 첼시전에서 17세에 리그 데뷔전을 치를 정도로 구단이 그에게 거는 기대감이 높았다. 에릭 텐하흐 감독 체제에서는 기회를 부여받는 빈도가 늘어났고, 2023-2024시즌에는 확고한 윙어 주전으로 자리잡으며 맨유를 이끌 미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 시즌 말미에 상황이 급변했다. 후벵 아모림 감독이 2024-2025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가르나초를 선발로 내세우지 않자 가르나초는 아모림 감독을 공개적으로 저격하는 건 물론 팀을 떠나고 싶다는 언사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아모림 감독도 이에 분개해 가르나초를 방출 명단에 올렸다. 설령 아모림 감독의 선택이 정당하지 않았을지라도 감독과 불화를 외부에 공개하는 건 구단 입장에서 감수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가르나초는 이적시장 막바지 첼시로 이적하며 맨유 생활을 끝냈다.
이번 경기는 가르나초가 첼시로 떠난 후 처음으로 맨유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를 방문하는 경기다. 그러다 보니 맨유 팬들이 가르나초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낼 것이며, 이와 함께 가르나초를 공격하는 일환으로 그를 품은 첼시에 대한 비방도 할 개연성이 높다.
그중에서도 ‘렌드 보이(Rent boy)’라는 구호를 콕 집어 맨유 팬들에게 외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렌드 보이는 다른 남성에게 성을 파는 남성을 뜻하는 영국 속어다. 1980년대 한 타블로이드 신문에서 경찰 급습을 받은 첼시 훌리건이 렌트 보이의 침대에서 발견됐다는 이야기가 나온 이후 첼시를 비방하는 용어로 자리매김했다는 설이 있다. 다만 현대에는 이러한 기원조차 낭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맨유는 공식 성명을 통해 “최근 몇 년간 첼시와 경기에서 렌트 보이 구호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분명히 말씀드리건대 이 구호는 모욕적이고 부적절하며, 우리 경기장이나 경기에서 용납되지 않는 구호”라며 “맨유는 해당 구호가 잉글랜드축구협회와 영국왈립경찰청에 의해 증오 범죄로 간주됨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왕립경찰청은 2022년 렌트 보이 구호를 증오 범죄로 규정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2023년 1월 동성애 혐오 구호를 규칙 위반으로 정의했다. 이를 통해 2023년 11월 루턴타운, 2024년 11월 토트넘홋스퍼, 올해 2월 웨스트햄유나이티드 등이 벌금을 부과받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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