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은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실제로 신생아부터 80~90대까지 전 연령대에서 발병하며 크게 급성백혈병·만성백혈병·림프종·다발골수종 등으로 분류된다.
조혈모세포이식은 혈액암환자에게 완치 가능성을 열어주는 혁신적 치료법이다. 망가진 골수를 재생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급성백혈병과 같은 고위험 혈액암의 완치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골수 기능이 약해진 재생불량성빈혈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식에 적합한 기증자를 찾기는 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형제자매 간에는 약 25% 확률로 조직적합성항원이 일치하지만 비혈연간에는 약 2만명 중 1명꼴로 일치한다. 따라서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에서 일반인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비혈연간 조혈모세포 이식은 전체 이식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비중 있는 역할을 갖고 있다. 문제는 비혈연간 기증에 필요한 유전자 검사 예산 축소, 조혈모세포 이식조정사업의 미법제화로 환자들이 제도적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오늘(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주영(개혁신당) 의원이 국회도서관 소강당에서 중증혈액질환자의 치료 기회 확대를 위한 ‘비혈연간 조혈모세포 이식조정 제도 개선 국회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주영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조혈모세포 기증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도 표현한다”며 “하지만 조혈모세포 이식조정사업의 법제화가 아직 돼 있지 않아 중증혈액암환자들이 제도적 지원을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를 통해 비혈연간 조혈모세포 이식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안이 모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발제에서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 이홍기 회장이 ‘비혈연간 조혈모세포 이식조정 제도의 현황과 개선과제’를 주제로, 고려대 의대 김대식 교수가 ‘비혈연간 조혈모세포 이식 치료의 접근성 향상을 위한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홍기 회장은 조혈모세포이식은 혈액암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치료옵션이라고 강조했다. 매년 약 3000명의 혈액암환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고 있으며 최근 3년간 동종이식환자의 40%가 비혈연간 이식이었다. 하지만 이식은 기증자와 환자의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정밀하게 일치해야 하며, 혈연을 벗어난 타인 간의 일치 확률은 수만 명 중 한 명에 불과하다.
그는 조혈모세포 이식 활성화를 위해서는 ▲조혈모세포이식조정기관의 법적 근거 부재 ▲이식조정기관의 업무와 책임 규정 ▲환자 부담금 구조의 불합리성 ▲뇌사 장기기증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홍기 회장은 “환자들은 조직적합성이 일치하는 공여자를 찾기 위해 해외까지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에서도 공여자를 찾는데 평균 3개월가량의 시간이 소요되고 동시에 금전적인 부담도 상당한 만큼 환자 부담금 구조의 불합리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이주영 의원이 좌장으로서, 한국혈액암협회 박정숙 사무국장, 보건복지부 혈액장기정책과 김희선 과장, 국민건강보험공단 박종헌 급여관리실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유철주 위원,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등 전문가들이 참석해 심도 있는 토의를 이어갔다.
보건복지부 혈액장기정책과 김희선 과장은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제안들에 관해 대부분 동의하고 논의하고 있다”며 “장기기증 및 이식 종합계획에 조혈모세포 이식제도 개선 방안을 반영해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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