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예르모 델 토로 "韓영화 사랑해…박찬욱·봉준호 영화보며 힘 느껴"[BIFF]

[부산=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로 한국을 찾은 소감과 함께 한국의 영화와 봉준호, 박찬욱 등 한국 영화감독들을 향한 애정과 존경을 드러냈다.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이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프랑켄슈타인’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부국제)가 열리고 있는 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의 공식 기자회견에는 세계적인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그의 손에서 탄생한 괴물이 펼치는 이야기로, 고전이 된 메리 셀리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오스카 수상 감독인 기예르모 델 토로가 연출과 각본, 프로듀싱까지 진두지휘했다.

‘프랑켄슈타인’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됐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이렇게 함께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 흥분을 감출 수 없다. 한국 영화 너무 사랑하고 한국 감독님들과 친분도 있지만 한국에 직접 온 건 처음”이라며 “여기 아름다운, 페스티벌의 규모, 청중의 수준, 월드 시네마를 향한 한국 관객들의 취향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한국 영화와 한국 감독들을 향한 깊은 존경도 표현했다. 그는 “한국과 멕시코는 공유하는 바가 많다. 참고로 저는 술 엄청 좋아한다”는 너스레로 웃음을 안겼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우리가 장르의 영화를 할 때는 문화의 프리즘을 거쳐 장르의 수준을 조절한다.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을 보면 그는 혼돈, 부조리, 시적임, 추악함을 한 영화 안에 너무 잘 버무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의 작품을 언급한 그는 “‘살인의 추억’을 보면 존재론적이고 아주 깊고 그런 질문들을 허술한 형사의 허술한 수사를 통해서 다 드러낸다. 그게 바로 ‘살인의 추억’이다. 그리고 ‘괴물’을 보면 괴수의 디자인이 정말 너무 멋지다. 저랑도 비슷하다”며 “다만 ‘괴물’은 나와 다르게 한국의 가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한국 사회에 대한 코멘트를 한다. 나의 영화는 내 이야기를 하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는 멕시코인으로서 내 정체성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해왔지만, 박찬욱 감독은 존재론적인, 낭만적인 영화를 하시는 것 같다”며 “이런 영화감독을 찾을 수가 없다. 이 존재론적인 그런 어둠, 낭만론적인 그런 것을 믿는 캐릭터들을 표현함에 있어서 감독님의 영화에는 영혼이 살아있다”는 찬사를 보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또 “다른 나라의 그 어떤 영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니크한 영화들이 한국에서 나오고 있다”며 “한국 영화를 보면 볼수록 문화에 정말 순수하구나 생각한다. 그리고 장르 자체가 다른 나라, 외국의 상업영화가 만드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 방식으로 엄청 유니크한 영화를 만들고 있다. 정말 제가 사랑하는 영화다. ‘악마를 보았다’라든가 ‘부산행’ 같은 작품, 또는 박찬욱, 봉준호의 영화들을 볼 때마다 에너지와 힘을 느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프랑켄슈타인’은 11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