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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오디션에서 MTV 무대까지
약 2년 전, 12만 명이 몰린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더 데뷔: 드림 아카데미’(The Debut: Dream Academy)의 피날레 무대에서 데뷔를 확정한 여섯 명의 소녀들은 이제 세계 음악 산업의 중심 무대에 서 있다. 지난 8일 열린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2025 MTV VMA)에서 ‘올해의 푸시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프리쇼 무대에서 선보인 ‘날리’(Gnarly)와 ‘가브리엘라’(Gabriela)는 떼창이 쏟아졌고, ‘차세대 팝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과장이 아님을 확인했다.
빌보드 성적은 이러한 기세를 입증한다. 두 번째 EP ‘뷰티풀 카오스’(Beautiful Chaos) 수록곡 ‘가브리엘라’는 미국 빌보드 메인 송 차트 핫100에서 57위까지 치솟으며 자체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94위로 첫 진입한 뒤 북미와 일본 대형 페스티벌을 기점으로 역주행하며 롱런 히트의 반열에 올랐다. 앨범은 빌보드200에서 11주 연속 차트인, 현재 32위를 기록하고 있다. ‘톱 앨범 세일즈’ 12위, ‘톱 커런트 앨범 세일즈’ 11위 역시 자체 최고 성적이다.
스포티파이 지표도 놀랍다. 최근 집계 기준 월간 청취자 수가 3000만 명을 돌파, 데뷔 2년 차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이다. 글로벌 톱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단순한 ‘K팝 인기 그룹’을 넘어섰음을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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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장악력과 티켓 파워… 문화 전반으로 확산
대형 공연장에서의 존재감은 더욱 뚜렷하다. 지난 8월 미국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 시카고’에서는 약 42만 명(온라인 포함)의 관객을 압도했고, 일본 ‘서머소닉 2025’에서도 강렬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오는 11월 시작되는 북미 13개 도시 16회 단독 투어는 전석 매진됐다. 내년 4월에는 ‘꿈의 무대’라 불리는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무대’에 선다. 불과 데뷔 2년 만에 거둔 성과다.
이들의 영향력은 음악을 넘어 문화 전반으로 확장 중이다. 의류 브랜드 갭(GAP)과 협업한 ‘베터 인 데님’(Better in Denim) 캠페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80억 회 노출, 4억 회 조회수(8월 28일 기준)를 기록하며 기업 실적 발표 자료에까지 포함됐다. 리처드 딕슨 갭 CEO는 “캣츠아이는 단순한 광고 모델이 아니라 문화적 현상”이라 평했다. 패션 매거진 보그 호주는 “캣츠아이의 도약은 음악·패션·문화를 초월하는 팝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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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 글로벌 K팝의 넥스트 레벨
캣츠아이의 성장은 방 의장이 주도한 ‘멀티 홈, 멀티 장르’(Multi-home, Multi-genre) 전략의 결과다. K팝 제작 시스템을 글로벌에 이식하고 현지 아티스트를 발굴·육성하는 접근법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기반으로 한 그룹을 만들어냈다.
외신의 호평도 이어졌다. AP통신은 “세계적인 걸그룹을 만들겠다는 실험이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미국 음악 매거진 더 페이더(The Fader)는 멤버들의 2년간 트레이닝과 경쟁이 만들어낸 퍼포먼스 역량을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캣츠아이의 성장은 방탄소년단을 선보인 이후 끝없이 진화해온 방 의장의 독창적인 글로벌 팝스타 설계 방식이 여전히 효과적임을 증명한다”고 짚었다.
하이브와 게펜은 이미 두 번째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월드 스카우트: 더 파이널 피스’가 내년 봄 일본 아메바(ABEMA)를 통해 방영된다.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는 밴드 오디션 ‘파세 아 라 파마’를 성황리에 마친 뒤 남성 그룹 리얼리티 프로그램 ‘산토스 브라보스’를 진행 중이다. 일본 YX 레이블즈 소속 앤팀(&TEAM)은 한국 데뷔를 앞두고 있고, 인도 법인 출범도 가시화됐다. 이는 곧 ‘K팝에서 K를 뗀 음악’으로의 확장을 의미한다. 글로벌 슈퍼 지적재산권(IP) 창출과 시장 영향력 확대의 선순환은 하이브뿐 아니라 K팝 전체의 돌파구로 평가된다.
캣츠아이의 비약적 성장은 단순한 신인 그룹의 성공을 넘어선다. 방 의장이 꿈꿔온 ‘K팝의 영속성과 외연 확장’이 더 이상 비전이 아닌 현실임을 보여주고 있다. 캣츠아이는 글로벌 음악 산업이 앞으로 어디로 향할지를 가늠하게 하는 새로운 좌표이자, ‘K팝의 미래’를 상징하는 결정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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