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그룹의 고용 지형도가 뚜렷하게 갈라지고 있다.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삼성과 현대차는 꾸준히 인력을 늘린 반면, LG와 SK는 오히려 고용 규모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 전문기관인 한국CXO연구소가 18일 발표한 ‘2020~2024년 국내 주요 4대 그룹 계열사 고용 변동 현황’에 따르면, 전체 고용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그룹별 명암은 뚜렷했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 공시 자료를 기반으로 국내 직원(해외 인력 제외)을 기준으로 집계됐다.
4대 그룹의 국내 전체 고용은 2020년 69만8,526명에서 2024년 74만6,436명으로 4만7,910명(6.9%) 늘었다. 해마다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며 국내 고용 시장에서 여전히 핵심적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2020년 16만6,925명이던 직원 수를 2024년 20만3,915명으로 늘리며 3만6,990명(22.2%) 증가해 고용 확대폭이 가장 컸다. 전통 제조업 기반의 전기차·배터리 신사업 투자 확대로 인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결과다.
삼성 역시 2020년 26만2,126명에서 2024년 28만4,761명으로 8.6% 증가했다. 2016년 이후 8년 연속 고용을 확대하며 국내 고용 1위 그룹 지위를 공고히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단일 기업 기준 2024년 직원 수가 12만9,480명(사업보고서 기준)에 달해 국내 기업 중 ‘고용 절대강자’임을 입증했다.
삼성 내에서는 1만 명 이상 고용을 유지하는 계열사가 7곳, 5천~1만 명 사이 기업까지 포함하면 13곳이 대규모 고용을 책임지고 있다.
반면 LG와 SK는 고용 축소 국면에 들어섰다. LG는 2020년 15만4,633명에서 2024년 14만9,459명 (5,174명 감소, –3.3%)으로 줄었고, SK는 2020년 11만4,842명에서 2024년 10만8,301명 (6,541명 감소, –5.7%)으로 감소했다.
LG는 2021년 15만8,791명을 정점으로 이후 3년 연속 감소해 ‘15만 명 고용 그룹’의 위상을 잃었다. SK 역시 일부 계열사의 구조조정, 사업 효율화 과정이 고용 축소로 이어졌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삼성은 향후 2~3년 내 국내 계열사 직원 수가 3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면서도 “미국 관세 부과 등 대외 변수로 해외 고용은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국내 고용 증가는 상대적으로 더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체 직원은 26만2,647명이며, 이 중 해외 인력이 13만7,350명으로 절반을 넘어선다. 최근에는 해외 고용이 줄고 국내 고용은 늘어나는 흐름도 관찰된다.
삼성과 현대차의 고용 확대는 반도체·자동차 등 전통 주력 산업과 신성장 동력 투자의 결합 효과를 보여준다. 반대로 LG·SK의 감소는 사업 구조조정과 비용 효율화 과정이 국내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점을 시사한다.
경제계에서는 “향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 미국 통상 압박 등 대외 환경에 따라 국내 고용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Copyright ⓒ 뉴스로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