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이 우파 청년 정치활동가 찰리 커크 피살 사건을 계기로 언론 자유 보장 약속을 철회하고 보수 활동가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처벌할 것으로 말을 바꿨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NYT는 고위 당국자들의 처벌 위협이 모욕적 발언을 포함한 모든 발언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1조에 의해 보호된다고 강조했던 커크의 발언과 대비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NYT가 트럼프를 비롯한 주요 고위 당국자들의 표현의 자유 관련 말 뒤집기 사례 모음이다.
◆트럼프
트럼프는 2기 취임 연설에서 “정부의 모든 검열을 즉시 중단하고 미국에 자유 언론을 되돌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국가의 막대한 권력이 다시는 정치적 반대자를 박해하는 무기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는 취임 연설 약속을 재확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허위 정보와 맞서기 위한 명목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형태의 발언 검열은 “자유 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번 주 커크의 암살과 관련해 발언한 코미디언 지미 키멜의 심야 토크쇼를 중단하기로 한 ABC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미국에 위대한 뉴스”로 부르고 다른 네트워크들도 뒤따라야 한다고 소셜 미디어에 썼다.
트럼프는 18일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자신에 대한 네트워크 방송들의 보도 중 97%가 부정적이라고 주장하고 “그들의 면허를 박탈해야 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또 반파시즘 운동인 안티파(antifa)를 “역겹고, 위험하며, 급진적인 좌파 재앙”이라며 테러단체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JD 밴스 부통령
밴스는 지난 2월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지도 아래, 우리는 당신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당신이 공적 장소에서 발언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연설했다. 그는 유럽 지도자들이 언론 자유 보장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훈계했다.
밴스는 직후 가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도자로서 자문해야 한다.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말을 하는 사람을 방어할 의지가 있는가? 그런 의지가 없다면, 유럽이나 미국을 이끌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밴스는 이번 주, 백악관에서 커크의 팟캐스트를 대신 진행하면서 커크가 “좌파 극단주의” 때문에 숨졌다고 비난하며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밴스는 “찰리의 사망을 기뻐하는 누군가를 본다면 그들을 욕하라 - 그리고 젠장, 그들의 고용주에게 알려라”라고 말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밀러는 지난해 10월 매디슨 스퀘어 가든 집회에서 “이 나라의 선량한 사람들에게 수십 년간 쏟아진 학대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자”며 “근면한 시민들을 처벌하고, 항상 억압하고 그들의 언론의 자유, 정치적 표현의 권리, 기본적 안전을 박탈하는 정치 체제”를 비난했다.
트럼프의 최측근 보좌관으로 많은 국내 정책 설계자인 밀러는 트럼프 선거 동안 전임 미국 대통령들이 미국인들의 언론 자유를 보호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밀러는 지난 13일 밴스가 진행한 커크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좌파 성향 정치 단체들을 “거대한 국내 테러 운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을 걸고 말하는데 법무부, 국토안보부, 정부 전체가 이 네트워크를 찾아내고 방해하고 해체하고 파괴해 미국인들을 위해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며 “반드시 그렇게 할 것이다. 찰리의 이름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팸 본디 법무장관
본디는 법무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언론 자유를 신봉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보수 싱크탱크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연구소 소송팀 책임자였던 본디는 뉴욕 소방청이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을 야유하고 트럼프에게 환호한 소방대원들을 징계하겠다고 위협한 것을 비난했다.
그는 소방청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분노를 선택적으로 발작시키는 당국이 관점을 차별하는 방식으로 허용할 메시지와 검열할 메시지를 정할 수 없다, 이번처럼 당국이 선호하는 메시지와 반대되는 견해를 표현한 사람들을 처벌하면 안 된다”고 썼다.
그런 본디가 이번 주 커크 암살에 대해 다른 주장을 폈다.
그는 밀러의 부인 케이티 밀러가 진행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혐오 발언으로 누군가를 공격하는 사람은 여든 야든 가리지 않고 반드시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찰리에게 일어난 일이 별일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언론 자유가 아니다”라며 “온라인에 증오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우리가 그들을 해고하고 있다. 그들을 차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적으로 혐오 발언을 포함한 모든 발언은 폭력을 선동하거나 위협하는 등, 증오 범죄로 처벌할 수 있는 범죄 행위를 언급하지 않는 경우 수정헌법 제 1조에 의해 보호된다.
본디는 뒤에 자신의 발언을 수정했다. “폭력을 위협하는 선을 넘는 혐오 발언은 수정헌법 제 1조에 의해 보호되지 않는다. 그것은 범죄”라고 소셜 미디어에 썼다.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2023년 FCC 위원이던 시절 소셜 미디어에 “자유 언론은 균형추 - 그것은 정부 통제에 대한 견제”라며 “검열이 독재자의 꿈인 이유”라고 썼다.
그는 지난 14일에도 폴리티코(POLITICO)가 주최한 기술 정상회의에서 커크의 암살을 계기로 정부가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단속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는 지난 15일 우파인물 베니 존슨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기존 발언과 크게 다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코미디언 키멜이 방송 출연을 하지 못하도록 위원회가 공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그는 “솔직히, 이런 일들을 쉽게 할 수도, 어렵게 할 수도 있다”며 “솔직히 회사가 키멜에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FCC.가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와 데이나 월든 TV 부문 책임자가 “지미 키멜 생방송(Jimmy Kimmel Live)”을 폐지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멜은 지난 13일 밤 방송에서 트럼프와 지지자들이 커크의 피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서 살인 용의자를 “자신들의 일원이 아닌 사람으로 규정하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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