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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날 영국 총리 전용 별장인 ‘체커스’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불법 이민 및 국경 통제, 인공지능(AI) 협력, 에너지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민 문제와 관련해 총리에게 조언할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영국도 미국처럼 국경이 위협 받고 있으며, 불법 이민을 막으려면 군 투입 등 어떤 수단도 고려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조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통제를 벗어나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이는 나라를 내부에서 파괴하는 것으로, 나는 그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매우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들을 추방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미국 사례를 우선 언급했다.
이어 “영국도 작은 배를 타고 영국 해협을 건너는 이민자들로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나는 스타머 총리에게 내가 그것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군대를 동원하든, 어떤 수단을 사용하든 상관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해협을 건너 소형보트를 통해 입국하는 불법 이민자 수는 올해에만 3만명을 넘어서 영국 정치권은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영국 정부는 최근 프랑스 등과 여러 송환 협정을 맺고, 조직적인 단속을 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도 “스타머 총리에게 이민 문제가 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으니 강경한 입장을 견지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로스앤젤레스(LA) 불법 이민자 단속을 위해 주(州) 방위군을 투입한 데 이어, 지난달엔 워싱턴DC에도 범죄 척결 및 불법 이민자 단속을 위해 주 방위군을 배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는 강경책을 영국도 따르도록 조언한 것이어서 일각에선 영국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스타머 총리는 “불법 이민에 만능해결책은 없다”는 현실적 입장을 내놨다.
한편 두 정상은 이날 불법 이민 문제 외에도 경제, 에너지, AI 분야 협력을 공식 발표했다. ‘체커스 기술 번영 협정’을 통해 미국 기업의 대규모 영국 투자와 AI, 양자기술 등 첨단 분야 공동 연구를 약속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북해 석유·가스 채굴 규제 완화 및 투자유치에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두 정상은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서는 의견 차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반대하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인질을 미끼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두고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실망을 표하고 러시아산 에너지 구매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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