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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를 실망시켰다”고 비판하며, 전쟁 종식에 대해 “곧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외곽에서 열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이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는 점을 인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푸틴은 정말 나를 실망시켰다”고 거듭 말한 뒤, “하지만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백만 명이 이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들은 지금도 살해당하고 있다”며 “그런 이유로 이 문제를 해결할 의무가 있다고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자신이 7개의 전쟁을 끝냈다고 주장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장 쉽게 해결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푸틴 대통령과의 관계를 들었지만, “그가 나를 실망시켰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한 사실 관계를 검증한 결과, 백악관이 관여한 것으로 평가되는 휴전 또는 평화합의는 총 5건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이들 모두가 백악관의 공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모두 압박을 가하며 수차례 휴전을 제안했지만, 러시아 측은 이를 모두 무시했다. 지난 8월 중순에는 미국 알래스카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지만 주요한 양보를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을 알래스카에 초대한 것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짧게 “아니요”라고만 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은 미국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당신(스타머 총리)에게도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물론 당신은 전쟁 현장에 더 가까이 있긴 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타머 총리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푸틴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푸틴이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보인 건 대통령(트럼프)이 강하게 압박했을 때뿐”이라고 지적했다.
스타머 총리는 최근 러시아가 키이우 내 영국문화원 및 EU 대표부를 공격 대상으로 삼았고, 러시아 무인기가 나토(NATO) 영공을 침범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푸틴은 지금 가장 큰 공격을 감행하고 있으며, 이는 평화를 원하는 지도자의 행동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위한 조건 중 하나로 유럽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유가가 떨어지거나 러시아가 석유를 팔지 못하게 되면 푸틴은 물러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의 추가 제재 여부에 대해서는 “유럽이 먼저 조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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