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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현 정책들…미국 경제 더 둔화시킬 것”
앤 크루거 미국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는 18일 세계경제연구원과 우리금융그룹이 공동 주최한 서울 국제금융컨퍼런스 참석에 앞서 진행한 국내 언론들과의 간담회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크루거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수석 부총재를 역임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미국 관세정책의 경우 글로벌 개방무역 체제의 폐기 수순을 의미한다며 경제학자로서 이를 지켜보기가 고통스럽다고 심경을 전했다. 크루거 교수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트럼프의 경제정책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자유 경쟁 시장에서 많은 혜택을 누려왔고 또 다자주의 무역 체제의 혜택이 있었는데, 트럼프의 정책들이 이러한 효과들을 약화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달러에 대해선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달러인덱스는 7% 가까이 하락했는데, 지난 1973년 미국 대공황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크루거 교수는 “달러는 향후에도 더 떨어질 것”이라면서 “여전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력하게 남아있는 데다 경기 둔화까지 겹친다면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출생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이민정책은 미국 경기 둔화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도 봤다. 그는 “코로나 초기와 비교해보면 현재 미국의 노동자는 1% 많은 수준이고, 그렇기에 경제성장률도 1% 더 높은 상황”이라면서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3~4년간의 이민률과 출생률, 사망률이 유지되면 2035년경 미국 노동력은 현재에 비해 33%나 줄어든다고 하는데 이민정책은 이를 더욱 가속화하는 셈”이라고 했다.
◇“한국 포함 주요국, 개방무역 체제 유지하며 기다려야”
크루거 교수는 개방무역 체제가 지난 1950년 이래 전세계에 혜택을 제공했다면서 많은 국가들이 개방무역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이 보복을 하는 식으로 관세 장벽을 올리기보단 오히려 개방 경제와 저관세를 유지하면서 조금 기다려야 한다”면서 “4년 정도가 지나면 오히려 개방경제를 유지했던 국가들이 경제 성과가 더 좋을 것이고 다른 국가들도 개방무역 체제 국가들의 커뮤니티로 몰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을 향해선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크루거 교수는 “시장의 변화가 있을 때 이것에 대항하기보다 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을 펼친 국가들이 항상 이상적인 결과를 얻었다”면서 “한국은 그런 면에서 정부와 국민 모두 상식적이고 성장을 추구하는 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에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최근 출생률 통계를 보니 반전이었다”면서 “보통 한번 떨어지면 다시 올라가지 않는 게 통상적인데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마다 해법은 다르지만 한국은 잘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애둘러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는 계속해서 국민들에게 미국이 마치 몰락하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면서 “대법원에서 관세정책에 대해 불법 판결을 내려도 트럼프는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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