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친구야”라는 그의 말,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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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친구야”라는 그의 말,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나만아는상담소 2025-09-19 03:17: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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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친구야”라는 그의 말,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남사친/여사친 문제의 모든 것

늦은 밤, 당신 곁에서 잠든 연인의 휴대폰 화면이 불현듯 반짝인다. 카톡 알림. 발신인은 낯선, 그러나 어딘가 익숙한 이성의 이름이다.

화면 위로 잠시 떠올랐다 사라지는 메시지 미리보기.

‘ㅋㅋㅋㅋ오늘 완전 웃겼음. 담에 또 봐’.

당신의 심장이 차갑게 내려앉는다. 저 스스럼없는 말투, 다음을 기약하는 약속. 당신 안에서 ‘이걸 열어봐야 하나’라는 이성과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라는 불안감이 격렬하게 충돌한다.

다음 날 아침, 당신은 용기를 내어 묻는다. 그리고 예상했던, 그러나 가장 듣고 싶지 않았던 대답이 돌아온다. “아, 걔? 그냥 진짜 친한 친구야. 너 왜 이렇게 예민하게 굴어?”

‘그냥 친구’. 이 세 글자는 얼마나 편리하고도 폭력적인 방패인가. 이 말은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는 동시에, 당신의 모든 의심과 불안을 ‘예민하고 비이성적인 질투’로 낙인찍어 버린다.

대화의 문은 닫히고, 당신은 졸지에 속 좁은 사람이 되어 이의를 제기할 모든 자격을 박탈당한다.

육체적 외도는 명백한 선을 넘는 것이지만, 감정의 경계는 안개처럼 희미해서, 당신은 그 안에서 방향을 잃고 만다. 과연 그 선은 어디에 있는 걸까. 그리고 그의 말은,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그냥 친구’라는 말의 네 가지 다른 번역

그가 “그냥 친구야”라고 말할 때, 그 문장은 상황에 따라 최소 네 가지의 다른 의미로 번역될 수 있다. 당신은 어떤 번역본을 읽고 있는가.

1. 번역본 A: 정말로 ‘그냥 친구’인 경우

말 그대로, 당신의 연인에게 그 이성 친구는 아무런 성적 긴장감이 없는, 말 그대로의 ‘친구’일 수 있다. 이 경우 문제는 그의 ‘의도’가 아니라, 당신의 감정을 살피지 못하는 그의 ‘무지’ 혹은 ‘무시’다.

그는 당신이 왜 불편해하는지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그에게 이 우정은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이며, 연인이 생겼다고 해서 포기해야 할 이유가 없는 당연한 권리다.

여기서 갈등의 핵심은 ‘바람’이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가 된다. 그는 당신의 감정적 안정보다, 그 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할 자신의 자유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2. 번역본 B: ‘감정적 연인’인 경우

가장 위험하고 파괴적인 경우다. 육체적 관계는 없지만, 연인 사이에서 나눠야 할 가장 내밀한 감정적 교류가 그 친구와 이루어지고 있다.

당신에게는 말하지 않는 회사의 고충, 미래에 대한 고민, 심지어 당신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불만까지도. 그는 당신과 ‘생활’을 하고, 그 친구와 ‘연애’를 한다.

당신은 그의 일상을 책임지는 동거인이지만, 그의 마음을 위로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 이것은 명백한 바람보다 더 교묘하고 잔인한 배신일 수 있다.

3. 번역본 C: ‘잠재적 후보’인 경우

그 ‘친구’는 과거의 연인이거나, 미래의 연인이 될 가능성을 열어둔 ‘예비 후보’다. 지금 당신과의 관계에 만족하면서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보험을 들어두는 것이다.

이 경우 ‘친구’라는 이름은, 관계의 끈을 완전히 놓지 않으면서도 당신에게 떳떳할 수 있는 가장 편리한 알리바이가 된다.

4. 번역본 D: ‘질투 유발 장치’인 경우 (나르시시스트의 도구)

나르시시스트 성향의 연인은, 이성 친구를 당신을 통제하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도구로 활용한다. 그는 의도적으로 그 친구와의 친밀함을 과시하고, 당신의 질투심을 유발한다.

당신이 불안해할수록, 그는 자신이 더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느낀다. 이 경우 이성 친구는 그 자체로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 당신을 괴롭히고 관계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삼각관계’의 소품일 뿐이다.

참고 칼럼: 나르시시스트의 삼각관계 유발.

경계선을 긋는 법: ‘믿음’이 아니라 ‘존중’의 문제다

이 문제로 그와 대화할 때, “나 못 믿어?”라는 그의 반격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이 문제는 ‘믿음’의 문제가 아니다.

설령 당신이 그를 100% 신뢰한다 하더라도, 당신에게는 연인으로서 ‘우리’의 관계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고 느낄 권리가 있다. 이것은 ‘존중’의 문제다.

1. 감정이 아닌 ‘행동’에 집중하라

“너 그 사람이랑 썸 타는 것 같아!”와 같은 감정적 추측은 그에게 변명할 여지만 준다. 대신, 당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객관적인 행동’에 대해서만 이야기해야 한다.

“나는 네가 ‘그 친구와 단둘이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행동’이 불편해.”, “나는 네가 ‘나와의 약속보다 그 친구와의 약속을 우선시하는 행동’에 서운함을 느껴.” 구체적인 행동은 그가 부인하기 어렵고, 대화의 초점을 ‘사실’에 맞추게 한다.

2. ‘우리’를 위한 규칙을 제안하라

이 문제를 ‘너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로 프레임을 전환하라. “나는 이 문제로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아. 앞으로 ‘우리’ 관계를 더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서, 이성 친구와 관련해서 서로가 지켜줬으면 하는 것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이것은 비난이 아니라, 관계 개선을 위한 건설적인 제안이다.

3. 명확한 ‘선’을 제시하라

당신이 용납할 수 있는 범위와 그렇지 않은 범위를 명확하게 알려줘야 한다. 이것은 모든 커플마다 다르다.

‘단둘이 만나는 것은 괜찮지만, 밤늦게 술을 마시는 것은 안 된다’, ‘고민 상담은 좋지만, 우리 둘 사이의 문제를 그 친구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안 된다’ 와 같이 구체적일수록 좋다.

이것은 그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이 관계에서 안정감을 느끼기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다.

‘남사친/여사친’ 문제는 그 친구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당신의 연인이, 당신과 그 친구 사이에서, 과연 누구의 감정을 더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다.

사랑은 믿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존중의 문제다. 당신의 정당한 감정을 ‘예민함’으로 치부하며 존중하지 않는 사람에게, 당신의 소중한 믿음을 줄 필요는 없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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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진 소장 저 | 북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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