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재회 성공 이란?: ‘관계’와 ‘나’ 모두 지키는 법

오래된 저울이 있다. 한쪽 접시에는 ‘나’라는 이름의 위태로운 유리 세공품이, 다른 한쪽에는 ‘관계’라는 이름의 묵직한 돌멩이가 놓여있다. 재회에 성공했다고 믿는 많은 연인들이 저울의 균형을 맞추는 데 실패한다.

‘관계’라는 돌멩이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나’라는 유리 세공품이 위태롭게 흔들리거나, 혹은 그 유리가 깨질까 두려워 돌멩이를 저울 밖으로 밀어내 버린다.

사람들은 재회의 성공을 ‘다시 만났다’와 ‘그러지 못했다’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나누지만, 진정한 성공과 실패의 서사는 그 이후에,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저울 위에서 쓰여지기 시작한다.

‘다시 만났다’는 사실은, 결코 성공의 동의어가 아니다. 그것은 겨우 1막이 끝난 연극의 불안한 인터미션일 뿐, 2막의 내용이 해피엔딩일지 비극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진정한 재회 성공은, 이 위태로운 저울 위에서 ‘나’와 ‘관계’라는 두 개의 추를 깨뜨리지 않고, 마침내 수평을 이루어내는 고도의 기술이자 상태다.

오늘 우리는, 이 균형을 무너뜨리는 두 가지 대표적인 실패의 유형을 해부하고, 진정한 성공의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첫 번째 실패: ‘나’를 제물로 바치는 관계

이것은 주로, 재회를 더 간절히 원했던 쪽에서 저지르기 쉬운 실패다. 이별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었다고 믿거나, 두 번 다시 버림받고 싶지 않다는 공포가 너무 큰 나머지, 그들은 ‘나’라는 존재를 관계의 제단 위에 제물로 바친다.

이 실패의 해부학적 구조는 다음과 같다. 자신의 욕구는 소거되고, 취향은 지워진다. “나는 뭐든 괜찮아”, “네가 원하는 대로 할게”라는 말은 그의 주문이 된다.

관계에 갈등의 씨앗이 될 만한 모든 의견 차이는 의도적으로 회피되고, 내면의 불만은 꾹꾹 눌러 담는다. 마치 상대방의 기분이라는 날씨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카멜레온처럼, 그들은 자신의 색을 완전히 잃어버린다.

이러한 자기희생의 기저에는, ‘있는 그대로의 나’는 사랑받을 수 없다는 깊은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이별을 통해 그 믿음은 더욱 강화되었고, 따라서 재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진짜 나’를 숨기는 것이라 결론 내린다.

하지만 이런 관계는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제물로 바쳐진 자아는 내면에서 조용히 원한을 키워나가고, 어느 순간 알 수 없는 짜증이나 무기력, 혹은 우울감으로 그 존재를 드러낸다.

상대방 역시, 처음에는 편안함을 느낄지 몰라도, 점차 아무런 색도, 향기도 없는 유령 같은 존재와의 관계에 권태와 실망을 느끼게 된다.

결국 이 관계는, 한쪽이 지쳐서 소멸하거나, 혹은 다른 한쪽이 질려서 떠나가는 방식으로 다시 한번 파국을 맞는다.

두 번째 실패: ‘관계’를 온전히 책임지지 않는 유령의 귀환

이것은 주로, 이별을 고했거나 재회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다고 느끼는 쪽에서 나타나는 실패의 유형이다.

그들은 관계 안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온전한 귀환이 아니다. 한쪽 발은 여전히 문밖에 걸쳐둔 채, 언제든 다시 떠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둔다.

이 실패의 증상은 미묘하다. 그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애정을 표현하지만, 관계의 ‘책임’과 관련된 문제 앞에서는 유령처럼 희미해진다.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을 회피하고, 이별의 원인이 되었던 민감한 주제에 대한 대화를 교묘하게 비껴간다. 그들의 태도에는 ‘나는 너에게 돌아올 기회를 주었으니, 나를 불편하게 만들지 마라’는 암묵적인 조건이 깔려있다.

이러한 유령의 귀환은, 이별에 대한 자신의 결정이 옳았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양가감정’에서 비롯된다. 혼자 있는 외로움은 싫지만, 다시 관계에 얽매여 과거의 문제를 반복하고 싶지도 않은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관계의 좋은 점(정서적 교감, 안정감)만을 취하고, 어려운 부분(책임, 갈등 해결)은 외면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한다.

이 관계 속에서 상대방은 영원한 ‘을’이 된다. 언제 그가 다시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관계의 문제점을 제기할 용기를 잃고 만다.

결국 이 관계는, 한쪽은 끊임없이 불안하고 다른 한쪽은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기형적인 형태로 연명하다가 서서히 질식사하게 된다.

진정한 재회 성공은, 한쪽이 다른 한쪽을 일방적으로 휘감아 오르는 담쟁이덩굴이 아니라, 두 그루의 나무가 적당한 거리를 두고 함께 자라나 마침내 숲을 이루는 풍경과 같다.

한 나무가 자신의 성장을 포기하고 상대방의 그늘에만 안주한다면(나를 제물로 바치는 관계), 그 나무는 햇빛을 받지 못해 결국 고사하고 만다.

반대로, 한 나무가 자신의 뿌리를 온전히 내리지 않고 얕게 걸쳐만 놓는다면(관계를 책임지지 않는 유령), 작은 비바람에도 숲 전체는 위태로워진다.

건강한 숲은, 각자의 나무가 땅속 깊이 자신만의 뿌리를 내리고(독립적인 자아), 동시에 서로의 가지를 향해 뻗어 나가 햇빛과 바람을 공유하는 법을 아는 곳이다.

어떤 토양에서, 어떤 간격으로 나무를 심어야 서로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숲을 이룰 수 있는지, 그 지혜는 오랜 시간 수많은 숲을 가꾸어 온 정원사만이 알 수 있다.

관계라는 이름의 숲을 가꾸는 일 또한, 그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결국 진정한 재회 성공이란, ‘그를 되찾았다’는 안도감도, ‘그가 돌아왔다’는 승리감도 아니다.

그것은 ‘나’로 온전히 서 있으면서, 동시에 ‘우리’라는 이름의 춤을 출 수 있게 된, 두 사람의 고독하고도 눈부신 균형 감각 그 자체일 것이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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