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원전 노동자 임금, 세계 최하위”…코리아 엑소더스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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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원전 노동자 임금, 세계 최하위”…코리아 엑소더스 위기

이데일리 2025-09-18 17:56: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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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우리나라 원전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주요 원전 수출국 중에서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발전소당 근무하는 인력 규모는 우리나라가 해외 선진국보다 절반 수준에 불과해 노동 강도가 셌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인재들이 해외로 유출(코리아 엑소더스)되거나 다른 산업으로 떠날 수 있어 국가 에너지 안보와 경쟁력을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는 18일 오후 서울대에서 ‘원자력 종사자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회’를 열고 “해외 주요 원전 운영국 근무자의 임금이 한국보다 최대 65%, 평균 27% 높았다”며 “비슷한 발전소당 출력 기준으로 미국, 캐나다의 원전 근무자 수는 국내 원전 근무자보다 최대 2배 이상 많았다”고 밝혔다.

환율 고려한 실질임금 비교해도 韓 최하위권

환율은 2025년 7월30일 기준으로 1달러 기준 미국은 1383.0원, 캐나다는 1009.2원, 1유로는 1603.5원, 1엔은 9.3688원을 적용했다. 임금 자료는 우리나라는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 해외는 미 노동부를 비롯한 정부 발표, 컨설팅 업체 자료, 구인 광고 등을 참조했다. 단위=만원, (자료=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실질 임금은 금융시장 환율을 적용해 국가별 실질적인 임금에 대한 비교를 한 것으로 2024년 기준으로 1달러당 한국은 1368.38원, 일본은 151.37엔, 캐나다는 1.37달러를 적용했다. 임금 상위 25%인 고숙련 원전 노동자 임금을 상대 비교한 것이다. (자료=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원전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주요 원전 수출국 중에서 가장 적었다. 연봉 기준으로 한국은 8547만원인 반면 미국은 1억8668만원, 일본은 1억6899만원, 프랑스는 1억6869만원, 캐나다는 1억4734만원이었다.

국가별 경제력 차이를 고려해 금융시장 환율 차이를 적용해 실질 임금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우리나라 원전 노동자들의 임금이 하위권이었다. 임금 상위 25%인 고숙련 노동자를 상대비교하면 한국이 1.00일 때 미국은 1.73, 캐나다는 1.35, 일본은 1.31이었다. 임금 상위 50% 노동자 상대비교에서도 미국은 1.92, 캐나다는 1.52, 일본은 0.99로 나타나 우리나라가 낮은 수준을 보였다.

또한 미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 등 해외는 원전 노동자의 임금이 위험 근무 특수성 등을 고려해 다른 산업보다 평균 25% 이상 높았지만 우리나라는 큰 차이가 없었다. 미국은 원전 노동자의 임금(1억8668만원)이 건설(1억4805만원), 통신(1억4737만원)쪽보다 높았다. 프랑스는 원전 노동자 임금(1억6869만원)이 건설(7440만원)·통신(6927만원)보다 2배나 넘게 많았다.

비슷한 발전 용량의 발전소당 근무 인력을 비교한 것으로 한국은 고리 1발전소, 미국은 왓츠 바 원전을 비교 대상으로 했다. 단위=명. (자료=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우리나라가 임금 수준은 낮았지만 노동 강도는 높았다. 원자력발전소 출력별 근무 인력현황을 보면 우리나라 고리 제1발전소(용량 1237MWe)의 근무 인력은 316명(현원 기준)이었다. 반면 비슷한 발전 용량의 미 테네시주에 있는 왓츠 바 원전(Watts Bar Nuclear Plant·용량 1218MWe)의 근무 인력은 1703명(현원 기준)으로 우리나라보다 5배 넘게 많았다.

국영 원전 프랑스, 25% 원전특수수당 도입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는 ‘해외는 전력산업이 민간 위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임금·근무 여건이 다르지 않느냐’는 질문에 프랑스의 원전 인센티브 제도를 언급했다. 프랑스 정부가 2023년 6월부터 세계 최대 수준의 원전 기업인 프랑스전력공사(EDF)의 지분을 100% 소유하는 등 프랑스도 우리나라처럼 공공 부문이 원전을 소유·관리하는 체제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원전 노동자의 방사선 노출 위험 등 특수성을 고려해 기본급·초과근무 수당·상여금 등을 25% 추가로 지급하는 ‘원자력특수직무인정수당’ 제도를 EDF 노사 합의로 시행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획재정부가 총인건비 규제와 경영평가로 한수원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예산·임금·인력을 통제하는 구조다. 총인건비 규제는 기재부가 전체 공공기관의 인건비 총액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제도다. 연구용역을 수행한 이상일 책임연구원은 ‘주요 원전 수출국 중에 우리나라처럼 재정당국이 예산·임금·인력을 일일이 통제하는 나라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와 같은 방식을 시행 중인 선진국을 찾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상일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책임연구원이 18일 서울대에서 한국수력원자력 노조가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수원 노조는 한수원의 고급 인력이 잇따라 타사로 이직하자 인력 유출의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자 서울대에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사진=최훈길 기자)


UAE·캐나다로 이미 유출…“젊은 세대 이직 현실화”

이번 발표는 한국수력원자력의 고급 인력이 잇따라 타사로 이직하자 인력 유출의 근본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수원 노조가 서울대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다. 한수원 노조와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에 따르면 바라카 원전이 지어진 아랍에미리트(UAE), 캐나다 등으로 한수원 인력이 잇따라 유출된 상황이다.

한수원 노조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해외보다 임금 수준이 낮고 근무 여건은 열악한데다 원전을 둘러싸고 여러 압박까지 받는 상황”이라며 “이럴 바에는 해외나 타사로 이직하자는 젊은 세대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일 책임연구원은 “미국의 원전 확대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3000조원의 시장이 열리게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기회를 잡지 못하면 우수한 우리 인력이 해외로 유출돼 국가 경쟁력이 하락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도 원전 지원을 강조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발표회장을 찾아 “새정부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에너지 부문이 규제 위주의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오는 것에 대해 굉장히 걱정이 많다”며 “재생 에너지가 좋지만 이렇게 빠르게 탈원전을 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구을)도 이날 현장에서 “인공지능(AI) 확대로 인해 겪게 되는 막대한 전력 문제를 원전 없이는 감당할 수 없다”며 “다가오는 에너지 글로벌 패권 시대에 원전 비중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창호 한수원 노조위원장은 “임금을 적게 주고 처우가 좋지 않으면 젊은 인재들이 지방의 공공기관으로 점점 오지 않을 것”이라며 “원전의 핵심 인력이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데 에너지 안보와 미래성장 동력이 약화하지 않도록 정책과 제도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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