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벤처, 대기업 등을 거쳐서 왔는데 스타트업에 있을 때의 경험이 굉장히 큰 자산이었다. 벤처에 있으면 업무에 대한 모든 걸 경험해 볼 수 있다 보니까 일을 바라보는 생각 자체가 달라졌던 것 같다. 이 벤처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름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스타트업들이 더 많아지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고 항상 생각해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8일 서울 강남구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서 진행된 모험·혁신적 인공지능(AI) 투자 추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LG, SK텔레콤과 같은 국내 주요 기업에서 AI 분야 엔지니어·연구원 등으로 일했던 배 장관이 과거 자신의 경험을 언급하며 스타트업 투자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경훈 장관 "AI, 벤처 투자 위축 추세…정부·업계 모두 중장기적 투자 고민해야"
이날 간담회는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초기 단계 AI 스타트업을 발굴·투자할 수 있는 모험적·지속적 재원 확보와 새로운 투자방안 도입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됐다.
최근 정부는 대통령 주재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를 통해 30조원 이상의 AI 분야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AI 투자 활성화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코리아 IT 펀드(KIF) 등을 통해서도 2030년까지 4조3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배 장관이 관계 부처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AI 스타트업 현장을 찾아 혁신적인 지원방안 모색을 위한 간담회를 직접 주재한 것도 이같은 차원이다.
배 장관은 "우리가 미국 실리콘밸리를 많이 부러워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벤처를 창업하는 것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며 "또 창업을 하게 되면 다양한 정부 지원도 있겠지만, 다양한 투자 프로그램들이 마중물이 돼서 벤처 스타트업이 자리 잡을 수 있을 때까지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우리나라에서 AI 투자, 벤처 투자가 많이 줄고 있다. 결국 AI 시장이 잘 안 만들어지다 보니까 투자가 위축되고 당장 성과가 나는 분야 위주로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라며 "지금의 상황으로는 정부에서 얘기하고 있는 AI 3대 강국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돼서 AI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비롯한 여러 정책안들을 펼치고 있다. KIF에 함께하는 이동통신사나 KTOA, 벤처투자사(VC) 등도 중장기적 투자에 대해 많이 고민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상반기 AI 스타트업 투자 37% 급감…'이노베이터 챌린지'로 초기 스타트업 발굴·투자
배 장관의 언급대로 실제로 현재 국내 벤처, AI 분야 투자는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1~5월 벤처투자 금액은 2조1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5900억원보다 15.8% 감소했고, 같은 기간 3년 이내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3517억원으로 전년의 5324억원보다 33.9% 줄었다.
AI 스타트업 투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투자 건수가 전년 1분기 67건에서 올해 1분기 41건으로 줄었고, 투자금액도 3118억원에서 1949억원으로 37.4% 감소했다.
현재 AI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현재 우리나라 투자 기준으로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도 투자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토로가 나온다. 국내에서 투자 받기 위해서는 단기 실적과 수익에만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AI 분야에서 필수적인 모험적 투자나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장의 실적이 필요하다보니 어느 정도 성과를 확보한 후기 스타트업에만 자금이 쏠리고, 이로 인해 새로운 스타트업이 생겨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과기정통부는 이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투자 유치 실적이 없거나 추가 투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초기 AI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경진대회'라는 새로운 형태의 투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AI 스타트업 투자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한다는 목표다.
'이노베이터 챌린지(가칭)'라는 명칭으로 경진대회를 추진해 연말까지 10팀 이내의 수상기업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당장의 실적이나 단기 성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술력과 사업모델(BM) 등 가능성과 잠재력을 중심으로 새로운 AI 스타트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경진대회 심사 시에는 대상 스타트업의 매출액이나 레퍼런스 등은 아예 배제되거나 최소화한다. 평가 또한 벤처투자사 등이 공정하고 객관적 분석을 통해 진행하게 해 실패가능성을 줄이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10월 중 상세한 경진대회 추진방식을 공개하고 AI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모집 공고도 낼 계획이다. 이후 11월 예선, 12월 결선을 거쳐 최종 수상기업을 선정한다. 수상기업에게는 KIF 재원에 기반한 우선적 투자유치 기회를 부여하는데 더해 KTOA에서 운영 중인 입주공간 및 해외 IR 참여기회를 제공하고, 과기정통부 창업 지원사업 내 가점 혜택 등을 집중 지원해 빠른 성장과 도약을 유도할 방침이다.
한편 배 장관은 간담회에 이어 KTOA가 운영 중인 벤처육성기관인 '벤처리움'을 방문해 입주한 청년 창업가 등 대표 및 직원들을 만나 이들의 애로를 듣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배 장관은 "청년 기업가들이 희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투자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며 "정부는 AI 스타트업은 물론 우주·위성·방산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기술·산업과 연계된 혁신적 AX 스타트업들도 과감히 발굴·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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