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소식이 끊긴 노인이 구조견의 발 빠른 활약으로 극적으로 발견됐다.
경기북부119특수대응단 소속 인명구조견 대찬이의 모습. / 경기도 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는 북부119특수대응단 소속 인명구조견 ‘대찬’이 지난 13일 연천군에서 실종된 74세 노인을 수색 30분 만에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13일 오후, 거동이 불편한 74세 노인이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자 가족이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이미 실종 58시간이 지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상황이었고 경찰은 곧바로 소방당국에 수색 지원을 요청했다. 같은 날 오후 4시 30분 북부119특수대응단이 출동 지령을 받고 현장에 도착했으며 임성희 소방위와 강동찬 소방장이 구조견 대찬과 함께 투입됐다.
현장에 도착한 대찬은 불과 30여 분 만에 도랑 인근에서 특유의 짖음으로 반응을 보였다. 수색팀이 접근한 자리에는 도랑에 빠진 채 “살려달라”고 외치는 노인이 있었다. 곧바로 응급조치가 이뤄졌고, 오후 6시 35분 구급대가 도착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실종 사흘째에 발견된 만큼 조금만 늦었어도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북부119특수대응단은 구조견과 핸들러팀의 신속한 대응이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고 평가했다. 최현호 단장은 “대찬과 대원의 전문적이고 빠른 수색이 없었다면 위기를 넘기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인명구조 능력을 더욱 강화해 도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구조견이 단순히 훈련된 동물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생명을 살리는 든든한 동반자임을 보여줬다. 실종자 가족과 주민들은 대찬의 활약에 깊은 안도와 감사를 전했다.
구조견의 활약은 다른 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경남 사천에서는 야산에서 실종된 10대 청소년을 구조견이 수색 4시간 만에 발견했고, 대구에서는 치매 노인이 26시간 만에 구조견에 의해 발견돼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부산에서도 등산객이 길을 잃었을 때 구조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한 붕괴 현장이나 매몰 현장에서도 구조견은 빠지지 않고 투입되고 있다.
다만 구조견은 평균 8~10년의 활동 기간을 마치고 은퇴하면 제도적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동안 수백 건의 수색 활동을 이어온 영웅견들이 은퇴 뒤 의료비나 돌봄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번 연천 구조 역시 실종 58시간 만에 기적 같은 발견으로 이어지며, 인명구조견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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