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과일 시장에 새로운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샤인머스캣이 고급 포도의 상징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다. 씨가 없어 먹기 편하고 청사과와 멜론을 닮은 향과 맛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한 송이에 수만 원을 호가하며 ‘포도계의 에르메스’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그러나 무분별한 재배 확산은 공급 과잉으로 이어졌고, 가격은 급락했다. 지금은 2kg에 1만 8000원 선에서 거래될 만큼 흔한 과일이 됐다.
이런 시장의 변화를 배경으로 샤인머스캣의 뒤를 잇는 새로운 프리미엄 품종이 등장했다. 이름은 로얄바인이다. 일본 시무라 포도 연구소에서 샤인머스캣과 윙크 품종을 교배해 개발했다. 지난해 5월 한국에 정식 등록되며 향후 25년간 지적재산권 보호를 받는다.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으며 평균 당도는 22브릭스, 최고치는 30브릭스에 달한다.
현재 로얄바인은 제한된 환경에서 재배되며 일부 온라인몰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한 송이 가격은 650g 기준 약 5만 원에 달한다. 샤인머스캣의 초기 가격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공급을 조절해 희소성을 유지하고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부자들의 과일’로 불리고 있다.
로얄바인의 탄생과 교배 배경
로얄바인은 일본 시무라 포도 연구소에서 수년간 연구 끝에 개발한 신품종이다. 샤인머스캣의 강점인 당도와 향, 그리고 윙크 품종이 가진 안정적인 생육 특성을 결합했다. 그 결과 탄생한 로얄바인은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편리함을 갖추면서도 훨씬 높은 당도를 자랑한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5월 농림축산식품부에 품종 등록이 완료됐다. 품종보호권을 통해 25년간 지적재산권이 보장되며, 이는 무분별한 재배 확산을 막는 장치이기도 하다. 샤인머스캣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가격 폭락을 초래한 사례를 의식한 조치다. 등록 절차를 거친 로얄바인은 농가가 임의로 증식하거나 재배 면적을 무분별하게 늘릴 수 없다.
평균 당도는 22브릭스로 일반 포도보다 훨씬 높다. 최고 수치가 30브릭스에 이를 정도로 달다. 비교하자면 콜라가 10브릭스, 수박은 11~12브릭스 수준이다. 단맛이 강해 디저트용 과일로 손색이 없으며, 와인 소재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입안 가득 퍼지는 진한 단맛을 ‘한 번 맛보면 잊기 힘들다’고 표현한다.
가격과 특징, 그리고 소비자 반응
로얄바인은 현재 일부 온라인몰을 통해서만 판매된다. 한 온라인몰에서는 650g 이상 한 송이가 약 5만 원이다. 이는 샤인머스캣 초창기 가격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예약 구매에 나서고 있으며, 실제 구매 인증 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잇따르고 있다.
가격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이어지는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희소성이다. 재배 농가와 생산량이 철저히 제한돼 있어 대량 공급이 불가능하다. 둘째는 품질이다. 압도적인 당도와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편리함은 기존 포도에서 경험하지 못한 특징이다. 셋째는 상징성이다. 로얄바인은 다시 ‘특별한 경험을 주는 과일’로 자리 잡고 있다.
외형적 특징도 눈길을 끈다. 알이 굵고 껍질이 얇아 식감이 부드럽다. 향은 샤인머스캣보다 진하고, 풍부한 단맛이 오래 지속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일부 레스토랑에서는 프리미엄 디저트 재료로 사용하고 있다. 선물용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으며, 희소성이 가격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과 시장의 새 방향
로얄바인은 새로운 품종을 넘어 과일 시장의 전략적 변화를 보여준다. 샤인머스캣이 국내 포도 재배 면적의 43.9%를 차지할 정도로 확대되며 값이 폭락한 사례는 농민과 유통업계 모두에게 뼈아픈 경험이었다. 로얄바인은 같은 길을 걷지 않기 위해 철저히 관리되는 재배 구조를 채택했다.
재배 농가는 품질 기준을 충족해야만 출하할 수 있다. 포도알 크기, 당도, 껍질 상태까지 세부 조건이 관리된다. 생산량은 제한적으로 유지되며, 농가 수 역시 엄격히 조절된다. 이는 대량 공급을 막는 대신 프리미엄 이미지를 공고히 한다.
농가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이익을 보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러한 전략은 향후 과일 시장의 방향을 보여준다. 대량 생산과 저가 경쟁이 아니라, 제한된 공급을 통한 고품질 전략이 점차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는 더 비싸더라도 차별화된 경험을 선택하는 흐름에 익숙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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