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아이스크림(?)' 창업자 제리 그린필드 사임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좌파 아이스크림(?)' 창업자 제리 그린필드 사임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09-18 10:55:00 신고

3줄요약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 '진보적 가치 기업'으로 더 유명한 아이스크림 업체인) 벤앤제리스의 공동창업자 제리 그린필드(74)가 본사인 유니레버와 갈등 끝에 사임했다"고 평생 동고동락했던 동갑내기 공동창업자 벤 코언(74)이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제리 그린필드와 벤 코언은 1978년 미 동부 버몬트주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합성해 만든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업체를 공동창업했다.두 사람은 사업 초기부터 환경 보호와 인권 신장 등 진보적 가치를 옹호하는 행동주의 기업으로서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에따라 환경과 사회문제 해결이 수익을 내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명과 미션을 가진 아웃도어 의류 브앤드 '파타고니아'와 쌍벽을 이루는 진보 가치 실현 기업으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런데 제리 그린필드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유니레버가 25년전인 2000년에 회사를  인수할 때 보장한 조건은 '우리의  가치를 추구할 독립성을 지켜주겠다'는 약속이었다"며 "그간 벤앤젤리스가 단순한 아이스크림 회사 그 이상이 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등으로) 정의와 평등, 인간애의 가치를 지키는 게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벤앤제리스는 권력자들을 화나게 할까 봐 두려워서 침묵으로 방관해 왔다"며 "유니레버 울타리 안에서 그런 가치들을 전진시키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내가 가진 모든 사랑과 신념을 갖고 다른 곳에서 실현을 하는게 옳다"고 사표를 낸 이유를 밝혔다.

  유니레버는 벤엔젤리스를 인수할 당시 사회적 사명과 가치를 회사 지배구조에 영구히 반영하는 독특한 합병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유니레버에 인수된 이후 제리 그린필드는 벤앤젤리스에서 '브랜드 대사'라는 직함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본사인 유니레버는 예전과 달리 사회 정의 및 평화 이슈에 대해 제리 그린필드가 외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입막음을 시켰다는 주장이다.

 그간 벤앤젤리스는 인종차별, 성소수자 권리,환경보호,기후 정의 등 사회적 행동주의를 핵심가치를 앞세웠다.

사진출처=벤앤젤리스 홈페이지 캡처

'미운 오리새끼'로 뒤바뀐

유니레버의 '빛나는 보석' 

 유니레버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다국적 소비재 기업이다. 1929년 영국의 비누 제조업체 레버 브라더스와 네덜란드의 마가린업체 유니가 합병해 탄생했다. 각종 생활용품과 식품, 음료업체로 유명하며, 제대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아이스크림  제국'이기도 하다. 아이스크림 세계 시장 점유율로 보면 매그넘, 벤앤제리스,하겐다즈 순이다. 여기서 1,2위인 매그넘과 벤앤제리스가 유니레버 아이스크림부문에 속해 있는 자회사들이다.

  한편 의류업체인 파타고니아는 2022년 이본 쉬나드 창업자 가족이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던 회사를 아예 사회에 기부했다. 따라서 창업가의 손을 떠나서도 회사의 진보적 정신이 변하지 않고 고스란히 이어갈 수 있는 지분구조로 바뀐 것이다. 

  반면 아이스크림 업체 벤앤제리스는 창립후 잘나가던 사업이 일시적으로 주춤해지면서 인수 대상에 올라 결국 2020년 유니레버에 매각하는 결정을 했다. 다만 벤앤젤리스는 독립이사회를 운영하고, 기업의 진보적 가치 추구 정신을 잃지 않게 보장해준다는 조건을 달았던 것이다.

  이에따라 벤앤제리스는 '회사의 3가지 미션'인 ^최고 품질의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데 집중 ^지속 가능한 경제적 성장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회 공헌을 지켜왔다. 

  본사인 유니레버도 자회사인 벤앤제리스가 내는 사회적 목소리가 다소 불편은 했지만, 사업이 확장되면서 최고의 브랜드를 유지해줬기 때문에 싫지는 않았다고 한다. 유니레버 전체의 400여개 브랜드 중 '가장 빛나는 보석'이라는 평가까지 받기도 했다. 더구나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유니레버는 주식시장 등에서 자회사인 벤앤제리스 이미지 덕을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벤앤젤러스 아이스크림은 한국이 41번째 국가로 전세계 41개국에 진출해 있다. 별도로 공개된 자료는 없으나 연매출은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본사인 유니레버는 1985년 애경산업과 합작을 통해 한국시장에 처음 진출했었다. 

 유니레버는 왜 벤앤제리스가 불편해졌을까?

 그런데 벤앤젤리스는 평화의 가치를 내세우며 2021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에서 자신들의 아이스크림 판매를 거부했다. 또 2024년에는 이스라엘의 군사작전과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 입장을 밝혔다.

 밴앤젤리스는 유니레버의 자회사이지만 별도의 독립적인 이사회 의사결정구조이기 때문에 이런 결정이 가능했다. 

  사실 밴엔젤리스와 같이 공개적인 진보적 행동을 하는 업체는 공유숙박 서비스업체인 에어비앤비와 온라인 여행 예약 플랫폼인 부킹닷컴 정도로 세계적으로 손꼽을 정도다.

 더구나 최근들어서는 밴엔젤리스가 '반유대주의적 기업'이라며 곳곳에서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사태까지 직면하면서, 본사인 유니레버도 행동주의 기업 이미지로 덧씌워져 난처한 사업 입장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유니레버는 아이스크림 사업을 정리하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는 게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이기도 하다.

 

 

 

Copyright ⓒ 저스트 이코노믹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