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아버지의 눈물에도 아들은 담담하게 포부를 밝혔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쥔 키움 히어로즈는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우완 파이어볼러 박준현(북일고)을 호명했다.
이번 드래프트는 고교 졸업 예정자 930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261명,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 51명,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19명 등 총 1261명이 지원했다. 이번 지명은 전면 드래프트 방식으로 1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진행됐다. 2024년도 구단 순위의 역순인 키움-NC 다이노스-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SSG 랜더스-KT 위즈-두산 베어스-LG 트윈스-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 순으로 했다.
박준현은 예상대로 전체 1261명 중 1순위의 영예를 안았다. 최고 시속 157km를 던지는 박준현은 올해 전국 고교야구대회에서 10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2.63(40⅔이닝 12자책)을 기록했다. 함께 '빅3'로 꼽히던 광주제일고 투타 겸업 선수 김성준이 텍사스 레인저스, 장충고 우완 문서준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을 추진하면서 일찌감치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입단이 확실시됐다.
박준현은 삼성, NC에서 주전 3루수로 활약했던 '아버지' 박석민 전 두산 코치와 함께 단상에 올랐다. 그는 허승필 키움 단장으로부터 꽃다발과 유니폼을 받은 뒤 기념 촬영에 나섰다. 담담한 표정의 아들과 달리, 아버지는 눈물을 펑펑 쏟아 더욱 눈길을 끌었다.
박준현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전체 1순위가 목표였다. 목표를 이루게 해준 키움 관계자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며 부모님, 코치 등을 감사한 인물로 꼽았다. 이어 "3년 동안 같이 고생했던 친구들과 함께 프로에 지명됐으면 한다. 만약 (올해) 안 되더라도 2년이 됐든, 4년이 됐든 같이 프로에서 야구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박준현은 아버지의 눈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진행자 질문에 "아빠가 우는 걸 못 봤다"고 멋쩍게 답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박석민은 "올라가서 울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왔는데 막상 이렇게 서니 눈물이 난다. 요즘 눈물이 많은데 나이를 먹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뒤 "준현이가 야구인 2세로 살면서 좋은 점도 있지만, 힘든 점도 많았을 것이다. 이렇게 기특하게 잘 성장해 줘서 너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준현이에게 항상 '프로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코치님한테 좋은 지도를 받고 겸손하라'고 했다. 더 노력해서 키움의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야구인 부자를 뒷바라지한 아내에게는 "내가 현역일 때도 고생 많았고, 준현이를 잘 키워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박준현은 "키움에 뽑힌 만큼 더 잘 준비해서 빨리 1군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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