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같았다”…美 이민자 구금시설서 자살 시도 잇따라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공포영화 같았다”…美 이민자 구금시설서 자살 시도 잇따라

이데일리 2025-09-17 15:30:47 신고

3줄요약
미국 이민당국에 구금된 한국인들을 데려오려던 전세기 출발이 미국측 사정으로 어렵게 된 10일(현지시간) 한국인들이 수감돼 있는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인근에 관련 미니 버스가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산하 구금시설에서 이민자들의 자살 시도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환경과 적절한 정신건강 관리의 부재, 그리고 자살 위험자를 독방에 격리하는 방식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콜롬비아 출신 이민자 다니엘 코르테스 데 라 바예(35)는 2023년 7월, 루이지애나주 제나에 위치한 ICE 구금시설에서 자살을 시도했다. 그는 간질약 없이 7개월 이상 수감됐고, 시설 내 교도관들에게 체중을 조롱당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코르테스는 “더는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이건 마치 공포영화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자살 시도 후 그는 자살 위험군으로 분류돼 독방에 수감됐지만, 그곳은 곰팡이와 배설물, 개미가 가득한 비위생적인 환경이었다. 24시간 켜진 조명은 그의 간질 증상을 악화시켰다. 그는 이후 ICE와 구금시설 운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민원에서 “총 4차례 자살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코르테스가 수감돼 있던 2023년 동안 ICE와 그 계약업체는 그에 대한 차별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코르테스는 같은 해 11월, 자진 추방 형식으로 콜롬비아로 돌아갔다.

지난 4월에는 워싱턴주 타코마에 있는 구금시설에서 자살 시도가 두 차례 있었다. 이 시설은 민간 교정업체 GEO 그룹이 운영 중이다. ICE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 출신 남성이 목을 조르려 했고, 인도 출신 남성은 자해를 시도했다. 3월에는 한 구금자가 고의로 구조물에서 뛰어내리는 일이 발생해 911이 출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부터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본격화해, 8월 기준 6만명 이상의 이민자를 구금하고 있다. 상당수는 바닥에서 잠을 자거나 썩은 음식을 먹고 필요한 약조차 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서 이민자 권리 단체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ICE 구금 중 사망한 사람은 최소 12명이며, 이 중 2명은 자살로 알려졌다. 특히 조지아주 스튜어트 구금센터와 펜실베이니아주 모샤넌 밸리 구금센터에서 각각 자살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아 스튜어트구금센터는 이달 초 ICE 등 이민당속 당국이 조지아주 엘러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구금된 한국인 300여명 중 여성직원 약 10명이 구금된 장소이기도 하다.

ICE구금센터의 열악한 환경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바이든 행정부 하에서도 총 26명의 이민자가 ICE 구금 중 사망했으며, 이 중 최소 4건은 자살로 보고되거나 자살로 의심됐다.

이민자 권리 변호사들과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자살 위험군을 치료가 아닌 독방으로 격리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UC샌타크루즈의 크레이그 헤이니 심리학 교수는 “독방은 자살 위험을 더욱 높인다”며 “이들에게는 치료 환경, 특히 정신건강 상담이 필요한데 오히려 고립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ICE는 구금자에 대해 입소 후 12시간 이내 건강 검진, 2주 이내 종합 진단을 시행하며, 자살 예방을 위한 15분 단위 점검 및 연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부분 구금자들은 입소 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할 의료 및 정신건강 검진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통역 없이 이뤄지는 진단, 후속 상담의 부재, 외부 병원과의 연계 미흡 등 문제는 구조적으로 반복된다. 15년간 애리조나에서 이민자 법률지원을 해온 변호사 로라 세인트 존은 “상담다운 상담을 받은 구금자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