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1부) 강원FC가 구단 역사상 처음 나선 아시아 무대에서 값진 첫 승리를 따냈다. 주인공은 창단 첫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무대에서 과감한 선택과 뚝심 리더십으로 역전 드라마를 쓴 정경호 감독이었다.
강원은 1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 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 홈 경기에서 상하이 선화(중국)를 2-1로 꺾고 역사적인 첫 승리를 거뒀다. 초반 수많은 기회를 놓친 뒤 선제골까지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후반 교체 카드가 연이어 적중하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결승골의 주인공 구본철은 경기 최우수 선수(MOM)에 선정되며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 생각하며 준비했다”고 밝혔다.
정경호 감독의 용기는 선발 라인업부터 드러났다. 지난 13일 FC서울과의 K리그1 29라운드에서 승리를 이끌었던 주전들을 벤치에 앉혔다. 대신 후보 자원 위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K리그1 상위 스플릿 경쟁과 아시아 무대 병행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내린 결단이었다. 정경호 감독은 경기 후 “베스트 멤버를 내세울 수도 있었지만, 리그와 ACLE를 이원화하겠다고 선수들과 약속했다.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했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려 했다”고 밝혔다.
실제 경기에서도 정경호 감독의 결단이 빛났다. 후반 초반 최병찬이 부상으로 빠졌다. 정경호 감독은 한 장이 아닌 세 장의 교체 카드를 동시에 꺼냈다. 교체 직후 곧바로 동점골이 터졌고, 흐름을 탄 강원은 불과 10분 만에 역전까지 끌어냈다. 정경호 감독은 “후반 어느 시점에 변화를 줄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경호 감독은 올해 정식 사령탑에 올랐다. ‘초보 감독’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그는 오랜 코치 생활을 거친 ‘준비된 지도자’다. 2014년 울산대학교를 시작으로 성남FC에서 2군 코치, 수석코치, 감독 대행을 지냈다. 상주 상무 코치도 거쳤다. 2023~2024년에는 윤정환 감독(현 인천 유나이티드) 밑에서 강원의 수석 코치로 활동했다. 차분히 쌓아 올린 경험은 이번 데뷔전에서 과감한 전술 운용으로 이어졌다.
정경호 감독은 경기 후 “창단 멤버로서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이제는 감독으로 ACLE 무대를 밟을 수 있어 영광”이라며 “첫 경기에서 첫 승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 준비해 줘 감사하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리그에서는 파이널A 진입을, ACLE에서는 우리만의 색깔과 도전 정신을 보여주며 아시아 무대에 강원을 알리고 싶다. 광주FC가 지난 시즌 8강 신화를 만들었듯 우리도 우리 이야기를 써 내려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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