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전례 없는 두 번째 국빈 방문인데, 순탄하게 끝내기에는 곳곳에 돌발 변수가 산재해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BBC와 CBS,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저녁 배우자 멜라니아 트럼프와 함께 영국 런던 스탠스티드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도착 직후 "내일은 굉장한 날이 될 것"이라며 일정에 기대를 표했다.
이번 일정은 오는 18일까지 2박3일로 진행된다. 이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묘소 헌화를 비롯해 영국 국왕 찰스 3세와의 국빈 만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양자 회담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한다.
이번 순방 목적은 양국 간 협력 강화로, 원자력 에너지 관련 협정 및 양국 기업 간 협약, 기술 파트너십 등 성과도 예정됐다.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비롯한 무역 문제도 순방 기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순방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으리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영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 상호 관세 이후 가장 먼저 미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하며 긴밀한 공조를 과시했지만, 양국 간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이스라엘의 지상전 개시로 격화 중인 가자 상황이 일례다. 미국은 그간 네타냐후 정부와 대내외적으로 갈등을 빚으면서도 매번 이스라엘 편에 섰다. 이번 가자시티 지상전도 '조속 마무리'를 거론하며 사실상 지지했다.
반면 영국은 독일,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와 함께 이스라엘에 비판적 행보를 취했다. 특히 휴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주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할 전망인데, 이는 미국이 반대하는 행보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관해 이견이 노출될 수도 있다. 최근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이유로 인도에 세컨더리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에도 원유 수입 중단 및 유사 조치를 요구 중인데, 영국으로서는 부담이다.
영국의 온라인 안전법(Online Safety Act)이 외교적 불씨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해당 법은 온라인 플랫폼이 불법 콘텐츠 등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도록 한다. 미국은 이 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자국 기업을 압박한다고 본다.
몇 달째 미국 정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엡스타인 스캔들도 변수로 꼽힌다. 특히 스타머 총리는 최근 엡스타인과의 친분을 이유로 피터 맨덜슨 전 주미 영국 대사를 해임했는데, 관련 내용이 순방 일정 중 불거질 수 있다.
BBC는 오는 18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의 공동 기자회견을 거론, "이 문제(엡스타인)에 대한 질문이 회견을 잠식할 수 있다"라고 했다. 외교적 성과를 자랑하는 자리를 스캔들이 좀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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