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커스] 임영웅, 화려함 대신 진심…‘섬총각 영웅’이 보여준 관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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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포커스] 임영웅, 화려함 대신 진심…‘섬총각 영웅’이 보여준 관계의 힘

뉴스컬처 2025-09-17 09:32: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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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SBS ‘섬총각 영웅’은 제목부터 소박했다. ‘영웅’이라는 단어 앞에 ‘섬총각’이라는 토속적 수사가 붙었고, 그 안에는 도시에 사는 인기 스타가 낯선 섬에서 머무는 작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이 ‘작은 이야기’는 방송 6회 내내 큰 울림을 남겼다. 예능적 화법과 다큐멘터리적 시선, 그리고 음악이라는 매개체가 절묘하게 교차한 ‘섬총각 영웅’은 요란하지 않게, 그러나 확실하게 예능의 결을 확장시켰다.

지난 16일 방영된 6회를 끝으로 종영된 ‘섬총각 영웅’이 특별했던 건, 예능이면서도 기록에 가까운 태도를 가졌다는 점이다. 스타가 시골로 가는 구조는 익숙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그 익숙함을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껴안았다. 그 안에서 진짜 이야기, 즉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시간’과 ‘감정’ 을 길어 올렸다.

사진=섬총각 영웅

허경환의 카드를 건 할리갈리 게임, 중식 코스를 요리한 임태훈, 그리고 매회 어김없이 진심을 꺼내는 임영웅까지. 이들은 방송이 아니라 삶을 살아냈고, 제작진은 그 장면을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예능이 카메라를 통해 ‘드러냄’의 미학을 실행할 수 있다면, 섬총각 영웅은 그것을 감정의 결로 완성한 셈이다.

임영웅은 프로그램의 전면에 선 인물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중심에 서지 않았다. 때로는 관찰자였고, 때로는 형들 사이에서 기댈 수 있는 동생이었으며, 마지막 순간에야 무대 위로 걸어 나왔다. 섬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준비한 소규모 콘서트는 그래서 더 울림이 있었다.

임영웅이 부른 ‘항구의 남자’, ‘엄마의 노래’, ‘묻지 마세요’는 노래가 아니라, 존재의 선언처럼 다가왔다. 화려한 무대와 조명이 사라진 자리에서 임영웅은 “나는 여기 있습니다”라고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섬’은 이번 프로그램에서 또 하나의 주인공이었다. 고립된 지리적 특성은 인물 간의 관계를 밀도 있게 압축시켰고, 카메라는 그것을 조용히 따라갔다. 계절의 빛, 느릿한 말투, 그리고 어르신들의 삶의 흔적이 배어 있는 풍경들. 이 모든 것이 ‘섬총각 영웅’을 더욱 빛나게 했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 자막으로 등장한 “고향이 그리워질 때 즈음 섬총각이 찾아오겠습니다”는 마치 시 한 구절처럼 남는다. 이것은 시즌2를 암시하는 장치인 동시에, 프로그램의 정서적 방향성을 말없이 환기하는 언어다.

‘섬총각 영웅’은 사람, 공간, 감정, 관계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통해 ‘지금 우리가 보고 싶은 이야기’를 정직하게 구현한 예능이었다. 화려한 CG도, 대규모 기획도 없지만, 그 안에는 오래도록 남는 장면들이 있었다.

시즌2가 이어진다면, 우리는 또 어떤 관계의 풍경을 만나게 될까. 그들이 다시 떠날 다음 섬마을이 벌써 궁금해진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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