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3500억달러 미국 독식 아냐…韓기업 도움될 것"

[세종=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한미 관세협상 후속협의와 관련해 “현재는 교착 국면이라기보다 협상의 밀고 당기는 과정”이라면서 “관세가 높은 곳에서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6일 세종시 장군면 모 식당에서 열린 산업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김정관 장관은 지난 16일 세종시 장군면 모 식당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관세 협상은 강대강 대치보다는 협상 자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신호”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 방식과 관련해 “3500억달러 규모가 마치 미국이 전부 가져가는 것처럼 오해가 있지만, 우리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구조도 포함돼 있다”며 “일본도 5500억 달러를 합의했지만 모두 미국에 귀속되는 구조였다면 결코 수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의 협상 과정에 대해 “터프하게 왔다갔다 하고 있다”면서 “때론 책상도 치고 목소리도 높이는 치열한 공방이 오가고 있다.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최종 딜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협상 안건에 대해선 “아직 유동적인 상황에서 섣부르게 말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은 국익을 위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보다 먼저 미국과 후속 협상을 마친 일본에 대해선 “자동차 등 핵심 품목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국익 차원의 선택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일본이 체결한 MOU도 향후 구체적인 프로젝트에서 협상 여지가 남아 있는 구조”라며 “우리 역시 협상 과정에서 기업 이익을 최대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 정부조직 개편으로 에너지 기능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된 데 대해 김 장관은 “산업과 에너지가 유기적으로 가야 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면서 “다만 원전 수출은 국내 기업 생태계와 밀접히 연관된 만큼 산업부가 맡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화두에 오른 신규 원전 건설과 관련해선 “저의 입장은 명확하다. 신규 원전과 SMR(소형모듈원전) 건설은 2035년 이후 전력 수요를 고려하면 불가피하다”면서 “공론화 과정을 거치더라도 산업부 장관으로서 원전 필요성을 계속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 원전들에 대해 국민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원전 정책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와 불공정 계약을 맺었다는 논란에 대해선 “웨스팅하우스와 팀코리아의 협상 과정에서 어떠한 핸디캡을 가졌을 수 있다”면서 “서로 딜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법·절차 준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김 장관은 석유화학 업계 사업재편과 관련해선 “정부와 기업, 금융권이 공동 작품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산업 구조 재편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10월쯤 구체적인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