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범죄 수사력 공백 우려, 주가지수 5000 시대 가로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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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범죄 수사력 공백 우려, 주가지수 5000 시대 가로막나

이데일리 2025-09-17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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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민 변호사·전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 검사] 주가지수 5000 시대를 약속하며 출범한 새 정부의 주식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국내 주식시장이 세계 10위권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개인투자자가 1400만명을 넘어선 지금, 부동산에 치중된 국민의 자산을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주식 시장을 보다 활성화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이승민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세움)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속적인 단속에도 주가조작 세력은 근절되지 않고 오히려 수법이 고도화되고 있다. 전문직 종사자는 물론 대학생까지 불법행위에 가담하는 상황이다. 안정성이 더욱 취약한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불공정거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불공정거래 엄단을 통한 금융시장 신뢰 회복”을 내세웠을 때 많은 국민이 공감한 이유다.

최근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검찰의 수사기능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하는 방향은 권력기관 간 견제와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중수청을 법무부가 아닌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겠다는 방안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일반 국민들에게는 중수청이 어느 부처 소속이든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수사 현장에서는 소속 부처가 수사의 전문성과 연속성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불과 5년 전인 2020년 수사권 조정을 통해 대대적인 검찰 개혁이 실시됐다.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며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찰의 6개월 초과 장기미제 사건 비율은 수사권조정 전 5~6%에서 14%로 급증했고 복잡한 법리 판단이 필요한 사기, 횡령, 배임 등 재산범죄는 최대 50%까지 치솟았다.

특히 심각했던 것은 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별다른 준비 없이 폐지되면서 금융범죄 대응에 공백이 생긴 점이다.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펀드 등 ‘3대 펀드 사기’로 수많은 금융소비자가 피해를 입었다. 뒤늦게 검찰에서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를 복원하자 기소 인원이 평균 2배 이상 늘어났다. 그간 상당수 범죄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금융범죄 수사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한다. 복잡한 금융상품의 구조나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령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회계, 세무, 인수합병(M&A) 등 기업 전반에 대한 종합적 지식이 필요한 영역이다. 주가조작범들과 맞설 수 있는 수사 노하우는 오랜 경험을 통해서만 축적된다.

현재 검찰의 금융증권범죄 수사부서가 보유한 전문 인력과 수사 노하우가 중수청으로 제대로 이전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대한 수사역량은 지금보다 현저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 몇 년 후 언젠가 중수청이 기존 검찰과 같은 수사력을 갖출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해볼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은 불분명하고 또한 그 ‘몇 년’이라는 시간 동안 일반 투자자와 국민들이 겪을 피해는 되돌릴 수 없다.

중수청은 법무부 산하에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행안부 산하에 두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수사권 집중에 대한 우려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이 서로 다른 부처 소속일 때 발생하는 정보 공유와 협업의 한계는 결국 수사와 기소의 신속성·효율성을 떨어뜨릴 것이다. 법무부 산하에 두어야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통한 체계적 수사가 가능하고 기존 검찰의 전문성과 노하우도 안정적으로 승계할 수 있다. 이는 정치적 고려 사항이 아니라 순전히 수사 효율성과 국민 보호 차원에서 판단할 문제이다.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 개편은 신중해야 한다. 개혁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준비 부족으로 인한 부작용은 결국 국민이 감당해야 한다. 시장 공정성에 대한 신뢰 없이는 금융시장 선진화도, 주가지수 5000시대도 불가능하다.

형사사법 시스템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그 개혁 과정에서 그동안 축적된 금융범죄 수사역량을 ‘증발’시키는 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성공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보다 신중하고 세심한 제도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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