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9명이 필요한 야구 종목에서 12명의 선수단으로 전국 대회 4강에 오르는 드라마 같은 일을 일궈낸 박영진 구미대 감독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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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대는 1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5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KUSF) 대학야구 U-리그 준결승에서 연세대에 3-5로 역전패했다. 구미대의 전진이 멈췄지만, 4강 진출만으로도 모두의 예상을 깬 놀라운 성과였다.
구미대는 대학야구 무대에서 잘 알려진 팀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21년 4월 창단한 5년 차 팀으로 올해 신입생 4명을 포함해 총인원 12명에 불과한 ‘작은 야구단’이다.
그럼에도 구미대는 투혼과 팀워크, 의지로 똘똘 뭉쳐 기적을 써 내려갔다. 리그전을 거쳐 25개 팀이 출전하는 왕중왕전 티켓을 따낸 구미대는 25강전에서 안성민의 9이닝 140구 완투승을 앞세워 청운대를 7-5로 꺾으며 돌풍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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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전에서는 홍익대를 3-2로 제압했다. 이날도 안성민이 131구로 9이닝을 책임졌다. 8강에서는 고려대와 한양대를 이기고 올라온 강호 송원대까지 8-6으로 잡아내는 이변을 일으켰다. 안성민은 9회 구원 등판해 10개의 공으로 승리를 지켰다.
연세대와 준결승전에는 당일 오전 6시 경북 구미의 구미대에서 응원단을 포함한 학생 131명이 버스 3대를 전세해 서울 목동야구장으로 집결했다. 스스로 “13번째 선수”라고 말한 이들은 9회까지 쉼 없이 선수들을 응원하며 위대한 걸음에 힘을 보탰다. 비록 결승 진출에 실패했으나 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이데일리와 만나 “여기까지 버텨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며 운을 뗐다. 그는 “프로팀에 지명받지 못해 쳐져 있던 선수들을 어루만져 주려 노력해 왔다”면서 “선수들이 똘똘 뭉쳐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면서 자신감이 붙는 걸 볼 수 있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성장한 선수들이 앞으로 더 힘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혼신의 투구를 선보인 투수 안성민은 “12명이 하나로 뭉친 게 4강까지 올라온 비결”이라며 “한 명이 실수해도 다른 선수들이 ‘잘해보자’며 서로 격려하고 다독이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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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더 큰 기적을 꿈꾸고 있다. 그는 “프로 무대에 1, 2명 진출하는 것 때문에 학교 간판만 보고 지원하는 현실이 서글프다”며 “그중 상당수는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입학 후 1~2개월 만에 야구를 그만두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구미시에 전용 야구장이 3개나 생겼지만, 우리는 선수가 부족해 제대로 훈련을 못 하고 있다”면서 “구미대에 와서 우리와 함께 여한 없이 운동하면서 현실에 맞서 싸워보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김승 구미대 스포츠지도과 교수(학과장)는 “야구단 지원을 계속 늘려 보다 나아진 환경에서 선수들이 야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기존 전력에 8~10명 정도의 신입생이 들어오면 내년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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