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5형제
박재성
까칠까칠 까칠한 밤송이가
입을 쩍 벌리면
윤기 자르르한 알밤
5형제가
투두두둑 떨어져요
누가 형일까요?
모닥불에 올려놓으면
서로 형이라고
뻥뻥
소리쳐요
누가 형인지
정말 정말
모르겠어요.
조용할 날 없는 아이들
가을은 마음이 넉넉해지는 계절이다. 높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들녘마다 곡식과 과일이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이 동시는 가을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밤을 소재로 하고 있다. 하나의 밤송이에서 나온 알밤 다섯이 서로 형이라고 우긴다. 그것도 ‘뻥뻥’ 소리 높여 외친다. 시인은 밤 5형제를 통해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은 잠시도 조용할 날이 없다. 모였다 하면 온 방을 운동장으로 만든다.
방뿐인가. 골목이며 공원 같은 곳도 저희들의 안방이나 다름없다. 시끄럽기 그지없는 게 아이들의 노는 모습이다. “시끄럽다”느니 “제발 조용히 놀 수 없니” 하는 말은 무용지물이다. 우린 알아야 한다. 아이들이 가만있지 못하고 시끄러운 건 곧 살아 있다는 것이고 성장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그렇게 어른이 돼간다. ‘누가 형일까요?’... ‘누가 형인지/정말 정말/모르겠어요.’ 시인은 끝내 누가 형인지를 밝히지 않는다. 아니, 일부러 밝히지 않은 걸로 안다. 알밤 다섯 개가 모두 형이기 때문이다. 외아들로 태어난 필자는 어릴 적 형이 있는 친구가 몹시도 부러웠다. 형과 같이 다니는 친구를 보면 나도 형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했다. 다 지난 얘기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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