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돈 10조원 향방은…엘리트관료 출신 CEO vs 기술·재무통 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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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돈 10조원 향방은…엘리트관료 출신 CEO vs 기술·재무통 콤비

르데스크 2025-09-16 16:43: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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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 우주산업 분야 스타트업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본 정부가 우주산업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약 10조원 규모의 투자를 공언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가진 스타트업의 수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서다. 일본 정부는 최종 2곳을 선발해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침인데 현재 유력한 후보로는 총 3곳의 기업이 지목되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 이미 남다른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지 대기업은 물론 다른 나라 기업들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반면 차이점은 CEO의 이력과 기술 개발 관련 성과 정도다.

 

미국, 중국 아성에 도전장 던진 日우주산업…10조원 정부 지원 주인공 내년 4월 결정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항공 시장규모는 2024년 3736억달러(원화 약 518조원)에서 2033년 7345억달러(원화 약 10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증권사 모건스탠리 역시 글로벌 우주항공 시장규모가 2040년에는 1조달러(원화 약 139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본의 우주산업은 미국, 중국 등 우주산업 선진국에 비하면 발전 단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지난해 여름부터 자국 우주산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에 1조엔(원화 약 9조5000억원) 규모의 우주전략기금을 만들어 민간 기업과 대학의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거액을 투자하는 것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세계 우주 시장을 서둘러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일본 정부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지원으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성장한 것처럼 JAXA도 국가 지원을 통해 '일본판 스페이스X'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사진=JAXA]

 

일본 현지에서는 향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우주산업을 이끌 주역으로 성장할 기업을 예측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이미 후보는 정해져 있다. 앞서 2023년 9월 한국의 기획재정부 격인 경제산업성(MITI)은 일본 우주항공 스타트업 간 3단계에 걸친 경쟁을 통해 국가 집중 육성기업을 선정하는 'SBIR Phase 3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당시 1단계에서는 총 4개의 스타트업이 선정됐으며 지난해 10월에는 그 수가 3곳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최종 'TOP 3'로 지목된 스타트업은 ▲스페이스원(Space One) ▲이노베이티브스페이스 캐리어(Innovative Space Carrier, 이하 ISC) ▲스페이스워커(Space Walker) 등이다. 이들 기업은 이미 각각 100억엔(원화 약 94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받았다. 일본 정부는 이들 기업의 기술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오는 2026년 4월 최종 2개의 기업을 국가 핵심 전략기업으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우주산업 'TOP 3' 기업 중 두 곳이 관료 출신 수장, 출범 직후부터 정부 지원 '탄탄'

 

스페이스원은 2018년 7월에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소형 위성 발사를 위한 발사체 개발이 주력 사업이다. 스페이스원은 자체 개발한 고체연료 로켓 카이로스(Kairos)를 통해 민간 인공위성 발사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지난 5월 우리나라의 국방부 격인 일본 방위성이 주관한 '다궤도 관측 위성 발사' 프로젝트와 관련한 사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일본 민간 기업들 또한 스페이스원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일찌감치 투자를 통해 인연을 맺어놓기도 했다.


▲ 마사카즈 토요다 스페이스원 CEO. [사진=스페이스원]

 

지난해 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스페이스 원에 직접 지분을 투자한 일본 현지 기업으로는 ▲캐논 일렉트로닉스(영상 및 광학 기기) ▲IHI 에어로스페이스(엔지니어링) ▲시미즈 건설(건설사) ▲일본개발은행(금융사) ▲기요은행(금융사) ▲K4 벤처스(투자운용사) ▲타이요 홀딩스(화학제품 제조사) ▲MUFG은행(금융사) ▲아즈마 하우스(건설사) ▲오쿠와 주식회사(슈퍼마켓 체인) ▲미즈호 은행(금융사)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의 구체적인 소유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스페이스원의 설립자는 '마사카즈 토요다'(Masakazu Toyoda)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일본 내 우주항공 사업을 관리·감독하는 다수의 공공기관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1949년 도쿄 출생인 토요다 CEO는 도쿄대 법학과 학사, 미국 프린스턴대 공공행정학 석사 등을 졸업했다. 1975년 일본 에너지자원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후 석유부, 대체에너지부 등을 거쳤다. 198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기관인 국제 에너지기구(IEA)로 자리를 옮겨 약 4년간 활동했다.

 

이후 1987년부터 2006년까지 약 19년간 일본 경제산업성(MITI) 정책 기획 국장, 경제부 관세국장, 무역 관리부 국장 등을 역임했다.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일본 에너지경제연구소(IEEJ) 회장을 지낸 후 지금은 해당 연구소의 고문과 일본경제재단(JEF) 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회장을 맡고 있는 JEF는 일본의 경제·사회 발전을 주도하는 민간 경제 단체다. 모리 요시로( Mori Yoshiro) 전 일본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Hatoyama Yukio) 전 일본 총리, 구로다 하루히코(Kuroda Haruhiko) 전 일본은행 총재 등 정·재계 유명 인사들이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 ISC 창업주 '하타다 코지로'. [사진=이노베이티브 스페이스 캐리어]

 

2022년 5월 설립된 ISC는 소형 로켓을 활용한 우주 발사 서비스 제공 업체를 표방하고 있다. 설립 초 일본 정부의 주요 우주산업 지원 프로그램에 연거푸 선정됐고 다수의 민간 기업에서도 거액을 투자 받았다. 지난해 9월에도 미야코 캐피탈, SMBC 벤처 캐피탈 등으로부터 총 3억6000엔(원화 약 28억원)을 투자 받았다. 현재 일본 최초의 소형 로켓인 'ASCA‑1(아스카원)'을 개발한 상태로 오는 12월 수익 이착륙 시험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ISC 창업주인 '하타다 코지로'(Hatada Kojiro) CEO 또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2004년 교토대학교에서 에너지 과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일본 경제산업성(METI)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외무성 파견 근무를 통해 주유럽연합(EU) 일본 대표부와 주벨기에 일본 대사관 등에서 일했고 이후 내각부 우주개발전략 추진사무국에서 '우주산업비전 2030'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우주산업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았다. 일본 경제산업성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J-스타트업 사업'을 주도하며 스타트업 생태계를 배우기도 했다.

 

코지로 CEO는 최근 해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기술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4월 미국법인 '시리우스 테크놀로지'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 7월 미국의 민간 로켓 엔진 제조사인 '어사 메이저 테크놀로지스'와 재사용 발사체 공동개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어사 메이저 테크놀로지스는 스페이스X의 엔지니어 출신인 조 로리엔티(Joe Laurienti) CEO가 설립한 회사로 지난해 9월 미국 국방부로부터 1250만달러(원화 약 173억)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은 바 있다.

 

친환경 기술 성과, 세계 최초 기술 도전장…기계공학 전문가와 회계 전문가의 환상 콜라보

 

2017년 12월 출범한 스페이스워커(Space Walker)는 재사용 가능한 발사 시스템 분야에 강점을 지닌 기업이다. 스페이스워커는 앞서 액화 바이오메탄(LBM) 추진 연료 생산 기술로 한차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기술은 폐기물에서 바이오가스를 추출한 뒤 정제·액화해 선박 및 차량용 친환경 연료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탄소중립 실현과 함께 해양 오염 저감 효과도 있어 환경적 가치를 지닌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스페이스워커는 최근 초경량 복합소재 극저온 추진 탱크와 완전 자율 비행 시스템 등의 세계 최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스페이스워커의 코이치 요네모토 CTO(사진 왼쪽)와 마나베 아키히오 CEO. [사진=스페이스워커]

 

스페이스워커의 창업주는 '코이치 요네모토'(Koichi Yonemoto) CTO와 '마나베 아키히데'(Akihide Manab) CEO 등이다. 두 사람은 각각 기술 개발, 경영지원 등을 담당하고 있다. 요네모토 CEO는 도후쿠 대학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도쿄대 기계공학 석·박사를 거쳐 규슈 공업대학 기계공학 교수를 역임한 이력을 지녔다. 수십 년간 항공우주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으며 그 과정에서 일본 정부 주도의 우주항공 프로젝트 연구진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아키히데 CEO는 게이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공인회계사로 활동한 이력을 지녔다.


스페이스워커는 지난 2022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기술 개발 파트너사로 선정된 후 2023년 4월 일본 민간 우주항공 기업 최초로 JAXA로부터 투자금을 지원받았다. 같은 해 8월에는 리얼라이즈 코퍼레이션이 주도한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서 7억1300만엔(원화 약 67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시리즈 A펀딩은 스타트업이 제품의 시장 적합성을 입증한 후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기 위해 투자금을 유치 받는 벤처 투자 초기 단계다. 


스페이스워커는 리얼라이즈 코퍼레이션을 비롯해 제이알루스(JALUX), 코와(Kowa) 주식회사 등 일본의 유니콘 기업들과 사업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운송·물류업을 주력으로 하는 리얼라이즈 코퍼레이션과는 우주비행체 기술 전수와 운송·물류 운영 노하우를 접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부품 유통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제이알루스와는 우주 수송 시스템 관련 협력에 나섰으며 의약·화학 분야의 종합상사 코와와는 차세대 복합재 고압가스탱크의 대량생산 기술 개발을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


김현동 배제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일본 정부의 대규모 우주산업 육성 정책은 단순한 기술 투자 차원을 넘어 전략산업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국가적 시도로 보인다"며 "특히 스타트업 중심의 육성 모델은 과거 미국의 스페이스X처럼 혁신성과 민간 주도의 시장 확장을 동시에 겨냥한 접근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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