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까지 나흘째 전면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백호선 노조지부장은 40m 높이 턴오버 크레인(선박 구조물을 뒤집는 크레인)에서 일주일째 농성을 벌이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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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조선 3사 중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곳은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7월, 삼성중공업은 최근 올해 임단협을 각각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한화오션(042660)은 기본급 인상과 일시금 지급을 중심으로 노사 타협을 이뤘다. 삼성중공업(010140)은 기본급 13만3196원 인상, 격려금 50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투표에서 과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노조가 제안한 기본급 중심 인상 요구에 대해 사측이 유연한 일시금· 격려금 확대를 제시하면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사 갈등은 지난 11일부터 전면 파업으로 격화했다. 노조는 전 조합원 대상 파업에 돌입하며 사측과의 협상에서 전향적 제안을 요구하고 있다.
파업 참여율은 전체 조합원 대비 7% 수준으로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주말 특근 중단 등으로 일부 공정 지체 조짐이 보이고 있다. 또한 HD현대미포(010620), HD현대건설기계(267270),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 등 계열사 노조까지 공동 집회를 여는 등 투쟁 범위가 확대되면서 노사 간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교착 상태가 단순한 사내 갈등을 넘어 외부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인 마스가 프로젝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등 해외 파트너들에게 위험 요소로 인식될 경우 국내 조선사의 신뢰도 저하로 이어져 수주 경쟁력 약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선업계 전반이 수주 잔량 증가와 선박 인도 일정 압박 속에 있는 만큼, 파업 지속 시 납기 지연과 원자재 비용 상승 등에 따른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파업 장기화는 회사와 구성원 모두에게 상처만 남길 뿐”이라며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미래를 위해, 노사가 대화를 통해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입장 차를 좁히고 교섭을 조속히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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