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기업 인수 합병(M&A)을 통해 회생을 도모하던 홈플러스의 앞날이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폐점과 인건비 감축 등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매각 작업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이자 상환도 버거운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홈플러스가 최근 법원에 제출한 ‘채권자 목록 리스트’에 따르면 총채무 합계액은 2조6960억원에 달한다. 현재 홈플러스는 막대한 채무를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매각 작업에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홈플러스가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탓에 법원은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도 오는 11월 10일까지로 연장했다.
점포 폐점 과정에서 수도권 소재 핵심 매장들을 상당수 처분하며 몸값을 낮추고 매물 가치 향상에 주력했지만, 오히려 자산만 잃은 채 장기적인 수익 기반은 약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홈플러스 측은 이번 구조조정이 매각 준비와 재무 안정화를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 일부와는 시각이 엇갈린다.
점포 폐점과 인력 감축이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도 장기적인 회생 가능성을 담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부천 상동점, 안산점 등 주요 점포들이 이미 상당수 문을 닫은 상황에서 남은 점포의 수익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매각 매물로서의 가치 역시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채무 부담 탓에 온라인 부문 강화, 신사업 확대 등을 통해 탈출구를 마련할 여력도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홈플러스는 자체 온라인몰과 배송망을 갖추고 있지만, 채무와 고정비 부담 속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경쟁사들이 창고형 매장 확대와 전용 플랫폼 투자로 새로운 수익 기반을 마련하는 동안 홈플러스는 구조조정과 부채 상환에 얽매이는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방어적 경영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한계는 홈플러스가 내린 구조조정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이 재무 건전성 강화나 매각 성사 가능성 제고에 기여한 것보다는 오히려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 요인이 됐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비용 절감 효과에도 불구하고 성장 동력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매물로서의 가치 역시 상승하기 어렵고, 이는 매각 성사 가능성을 낮추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환경에서 영업에 최선을 다하고 인가 전 M&A가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매각이 단기간에 성사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시점보다 매각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고, 최악의 경우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매각 지연이나 실패는 고정비와 채무 부담이 누적된 회사의 경영 환경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일부 전문가들은 매각이 불발될 경우를 가정한 별도의 시나리오 마련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매각 성사만을 기대하는 전략으로는 늘어나는 고정비와 천문학적인 채무를 감당하기 어렵고, 이로 인해 회생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홈플러스 지배구조 특성상 차별화된 경영 전략도 부족해 자체적인 회생은 어렵다는 견해도 따른다.
한상린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홈플러스 자체의 상품 가치 상승을 위해 대규모 폐점을 결정했던 것이 결과론적으로는 패착으로 작용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파산 신청에도 재도약한 기업들이 존재했지만, 일반 기업과 다른 지배구조인 사모펀드 체제에서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사모펀드가 가진 이해관계도 있겠으나 단순히 매각에만 치중한 ‘엑시트 전략’을 고수할 것이 아닌, 기업을 인수할 때 최소한의 성장 계획을 가지고 시장에 진입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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