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터뷰] “김은중 감독, 영원히 기억에 남을 사람” ‘서울→수원FC’ 윌리안, ‘아내가 고른 등번호’ 달고 부활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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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터뷰] “김은중 감독, 영원히 기억에 남을 사람” ‘서울→수원FC’ 윌리안, ‘아내가 고른 등번호’ 달고 부활한 비결

풋볼리스트 2025-09-16 14:5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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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안(수원FC). 서형권 기자
윌리안(수원FC).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올 시즌 윌리안은 지옥과 천국을 모두 경험했다. FC서울에 있던 상반기에는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해 혼자서 몸을 만들어야 했고, K리그가 개막한 후에도 거취 여부가 불투명했다. 반년 동안 윌리안은 서울에서 총 7경기에 나섰는데, 주로 후반 막판 교체로 나서 실제 출전 시간은 101분에 불과했다. 서울에서는 더 이상 뛸 수 없었고,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안데르손과 트레이드 형태로 수원FC에 합류했다.

이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윌리안은 기존 에이스였던 안데르손의 자리를 물려받아 수원FC 핵심으로 거듭났다. 데뷔전이었던 광주FC와 경기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40분 환상적인 득점으로 2-1 역전승을 이끌더니 수원FC 첫 8경기에서 8골 2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해당 기간 윌리안이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경기는 없었다. 수원FC도 윌리안과 함께한 8경기에서 5승 3패로 잔류 경쟁에 힘을 실었다.

수원FC에서 화려한 부활에 성공한 윌리안을 ‘풋볼리스트’가 만났다. 인터뷰를 마치고 부상 진단을 위해 곧바로 병원에 가야 했음에도 윌리안은 서울 시절을 이야기할 때를 제외하면 인터뷰 내내 환한 미소를 유지했다. 프로 정신이 뛰어나다는 평판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윌리안 가족. 윌리안 인스타그램 캡처
윌리안 가족. 윌리안 인스타그램 캡처

▲ 윌리안의 휴일: 딸과 키즈카페 그리고 배틀그라운드

윌리안은 곧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 2021년에는 딸 브루나를 만났고, 이번에는 아들을 맞이한다. 윌리안은 “딸 하나, 아들 하나. 좋은 구성인 것 같아요”라며 만족했다.

윌리안은 쉬는 날에 주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다. 윌리안의 목격담이 들려오는 장소는 키즈카페로, 주로 딸과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된다. 9월 A매치 휴식기에는 가족들과 ‘호캉스’를 가기도 했다. 자신이 축구선수로서 딸과 있는 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훈련이 없거나 휴가를 얻은 날에는 딸과 최대한 많은 시간을 갖고자 한다.

“딸이 평소에 아버지의 빈자리를 느끼기 때문에 쉬는 날에는 딸과 키즈 카페를 가거나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축구 선수니까 하루에 두세 시간만 일하는 거 아니냐고 말을 할 수도 있겠죠. 오전에는 팀 훈련을 많이 하고요. 오후에는 개인적으로 헬스장에서 보강 훈련을 해요. 원정을 가면 2, 3일 정도 밖에 나가있죠. 축구하면서 밖에 있는 시간이 워낙 많다 보니 집에 있거나 쉬는 날에는 딸에게 최대한 맞춰주려고 많이 노력하죠.”

윌리안은 틈틈이 배틀로얄 게임 ‘배틀그라운드’도 플레이한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걸 넘어 스트리밍을 하고 게임 영상을 자신의 SNS에 게재한다. 영상 속 윌리안은 주로 묵묵히 게임에 집중하며, 축구에서처럼 공격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제압하는 플레이를 즐긴다.

“저는 원래 집에서 게임을 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배틀그라운드는 2018년 쯤에 어쩌다 보니까 접했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어요. 축구를 하다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뭔가 잘 안 됐을 때 기분 전환을 위해 게임을 해요.”

“처음에는 친구들과 같이 취미로 게임을 했는데 친구들이 스트리밍과 유튜브 업로드를 해보라고 계속 추천했어요. 축구선수가 취미 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올리면 좋지 않겠냐고 권유를 했죠. 그렇게 조금씩 올리다 보니 계속 올리게 됐어요.”

윌리안(수원FC). 서형권 기자
윌리안(수원FC). 서형권 기자

▲ ‘최고의 결정’이었던 K리그행, 그럼에도 힘들었던 지난 1년 반

윌리안은 2019년 광주FC에 입단한 뒤 K리그에서 7년째 활약 중이다. 브라질 태생으로 토리노 유소년 팀을 거쳐 포르투갈과 그리스 등지에서 뛰던 윌리안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지금 윌리안은 유럽을 떠나 한국으로 온 게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말한다.

“당시에 유럽에 남을까, 나갈까 고민을 많이 했죠. 광주FC의 제안을 받고 한국으로 갈지 아내와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한국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고, 한국에서 축구를 하는 친구도 딱히 없어서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어요. 그래도 광주가 가진 승격 프로젝트를 보고 한국에 가겠다고 결심했죠. 지금은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광주에 가서 K리그1으로 승격하고 그 다음 시즌에 6위에 안착할 수 있었으니까요.”

윌리안은 광주를 떠난 이후 경남FC, 대전하나시티즌을 거쳐 2023년 서울에 입단했다. 첫 시즌에는 나상호와 양 날개로 출격해 33경기 8골 2도움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이 부임한 2024시즌부터 서서히 출장시간이 줄어들었고, 이번 시즌 전반기에는 사실상 선수로서 뛰지 못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윌리안은 자신이 출전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묵묵히 훈련에 임했다.

“당연히 1년 반 동안 경기를 잘 못 뛰었으니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었죠. 축구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하고 그에 대한 열정도 있었는데 쉽지 않았어요. 감독님이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거기서 더 얘기하지는 않았어요. 저는 그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려고 항상 노력했죠. 당연히 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보다는 신체적으로 좋지 않을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서 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과 불화가 직접적으로 있던 적은 없지만, 서로 사이가 좋지도 않았죠. 어떤 이유에서 저를 사용하지 않았는지는 사실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고 그 이유도 아직 잘 몰라요. 솔직히 그때 감독님의 결정은 지금도 전부 수긍이 가거나 이해가 되지는 않아요. 물론 제가 감독님이 요구하신 대로 못했을 수도 있죠. 그렇지만 제가 제 스타일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잖아요. 뒤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을지 모르겠지만 실질적으로 앞에서 따로 얘기를 들은 것 없어요.”

윌리안(당시 FC서울). 서형권 기자
윌리안(당시 FC서울). 서형권 기자
윌리안(수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윌리안(수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아내가 고른 등번호 달고, 김은중 감독 신뢰 속에 부활한 윌리안

윌리안은 올여름 수원FC로 이적해 서울에서 받았던 고통을 털어버리겠다는 듯 훨훨 날았다. 8경기에서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8골 2도움으로 K리그1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수원FC에서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역할을 받아 충실히 수행해냈고, 윌리안 덕에 수원FC도 기존 에이스였던 안데르손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윌리안은 이러한 활약이 자신이 아닌 동료들과 스태프들 덕분이라며 겸손해했다.

“지금의 활약은 상상도 못했고,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예요. 제가 이렇게 할 수 있던 건 경기장에서 동료들이 많이 도와줬기 때문이에요. 또 코치님들과 감독님도 저를 위해 도움을 많이 주시고 믿음도 많이 주셨죠. 감독님께서 경기장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씀을 주셨어요. 그게 제 자신감으로 바뀌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윌리안은 수원FC에서 K리그 생활 내내 달았던 등번호 94번 대신 44번을 달고 활약 중이다. 사실 수원FC에서도 94번을 달고 싶었지만 윌리안보다 먼저 온 안현범이 이미 해당 번호를 선택한 뒤였다. 윌리안은 아내와 함께 새 등번호에 대해 상의했고, 최종적으로 44번을 골랐다.

“94번을 사용했던 건 제가 출생한 연도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숫자여서 그랬어요. 수원FC에서도 94번을 고르려 했는데 코치님이 사용할 수 없다고 하셨어요. 안현범 선수가 저보다 2주 정도 빨리 왔기 때문이죠. 그래서 통역사 분이 고를 수 있는 등번호를 정리해서 보내주셨고, 그걸 보고 아내와 대화를 주고받았어요. 그 숫자들을 보더니 아내가 ‘그럼 44번 해’라고 말해서 지금은 44번을 사용하고 있죠.”

윌리안(왼쪽), 김은중 감독(이상 수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윌리안(왼쪽), 김은중 감독(이상 수원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윌리안은 수원FC에서 새 등번호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모두가 윌리안이 팀에 잘 녹아들도록 도움을 줬다. 특히 김은중 감독은 윌리안이 이적하는 과정에서부터 선수에게 신뢰감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했다. 최근 윌리안의 둘째 출산이 가까워지자 언제든 병원으로 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세심한 모습도 보였다.

“솔직히 1년 반 동안 경기를 뛰지 않은 선수를 데려온다는 게 감독으로서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잖아요. 그런데 감독님은 제가 수원FC로 올 수 있게 정말 큰 노력을 해주셨어요. 이적 전부터 자주 전화해주셨고, 제가 다시 축구를 하고 경기를 뛸 수 있게 도와주신 거에 너무 감사드립니다. 제가 여기를 떠나더라도 영원히 기억에 남을 감독님이에요.”

“감독님은 경기장 밖에서도 저희 가족뿐 아니라 이제 곧 태어날 아기까지 항상 신경 써주시고 걱정해주세요. 최근에 아내의 출산 예정일이 임박했을 때는 훈련장에 휴대전화를 들고 오게 해주셨어요. 언제든 출산과 관련한 전화를 받을 수 있게 통역하는 분께 핸드폰을 맡기고 훈련에 참여하라고 말씀하셨죠. 이렇게 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써주시는 분이라 모든 부분에서 항상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윌리안은 이제 경남 시절 기록했던 11골 2도움을 넘어서는 데 도전한다. 지금 기세를 시즌 종료쯤까지 보여줄 수 있다면 충분히 가닿을 수 있는 수치다. 윌리안은 우선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에 집중하고, 공격포인트는 부차적인 목표로 두겠다고 밝혔다.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겠죠. 시즌 초반부터 시작했다면 아마 가능했을 것 같아요. 지금도 8골이니 가깝긴 하죠. 1년 반 동안 경기를 못 뛰었던 걸 생각하면 8골을 넣은 것만 해도 잘 됐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렇지만 저는 골을 넣고 도움을 기록하는 걸 생각하기보다 팀이 승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 더 큰 행복감을 느껴요.”

윌리안(수원FC). 서형권 기자
윌리안(수원FC). 서형권 기자

윌리안은 인터뷰를 마친 뒤 병원으로 향했다. 최근 훈련 참가가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진단 결과는 스포츠 탈장이었고, 최소 한 달 결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윌리안은 병원으로 가기 전 심각한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는 말에 “모든 게 다 잘될 것”이라며 웃었다. 그 말이 마치 이번 시즌 서울에서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수원FC에서 날아올랐던 것처럼 이번 부상도 이겨낼 거라는 각오처럼 들렸다.

사진= 풋볼리스트, 윌리안 인스타그램 캡처,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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