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블루메미술관이 경기도 파주시 후원으로 사운드 퍼포먼스 전시 ‘듣기 연습 How Far Can You Hear?’를 오는 10월 11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음악비평가 김호경의 기획으로, 현대음악 앙상블 아인스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소리의 여정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일시적인 소리의 물질성과 감각의 층위를 탐구하며, 관객이 ‘듣는다’는 행위 자체를 새롭게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근대화와 서구 중심의 음악 문화 속에서 시각 위주로 형성된 감각 구조와 분절된 소리 경험을 넘어, 산업 문명의 소음과 진동으로 제한된 현대인의 가청 범위를 확장하고 쇠퇴한 청취력과 균형 감각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첫 번째 여정인 ‘소리 세계 확장하기’에서는 연주와 함께 “들리는 소리를 종이에 적어보세요”, “적어낸 소리를 분류해 보세요”와 같은 질문이 제시된다. 관객은 글과 그림으로 답하며 내면에 잠재된 소리 감각을 기록하고 표현한다. 연주와 기록, 청취와 사유가 교차하는 과정 속에서 관객은 소리의 확장을 온몸으로 경험하게 된다.
두 번째 여정 ‘나만의 소리 세계 만들기’에서는 미술관 곳곳을 이동하며 각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연주와 자신이 직접 발생시키는 소리를 겹쳐 새로운 소리 풍경을 만든다. 나뭇잎의 바스락거림, 연필의 마찰음, 공간과 계절이 주는 진동 등 일상의 미세한 소리들이 음악과 어우러져 관객만의 감각적 경험을 형성한다.
연주 레퍼토리 또한 고전과 현대를 아우른다. 10월 11일 첫 무대에서는 드보르자크의 ‘고요한 숲(Silent Woods)’, 캐롤라인 쇼의 ‘Entr'acte’,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작곡된 Libo의 신작이 연주된다. 이어 10월 25일 무대에서는 바흐의 작품을 비롯해 줄리아 울프의 ‘Earring’, 죄르지 쿠르탁의 비올라 독주곡 ‘Doloroso’ 등을 선보인다. 익숙함과 새로움이 교차하는 다채로운 선율은 관객을 몰입과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총 두 차례 진행되는 ‘듣기 연습’은 소리가 단순히 귀로만 인지되는 것이 아니라 공기의 팽창과 촉감, 공간의 진동과 신체의 움직임까지 아우르는 넓은 세계임을 제시한다. 관객은 자신만의 소리 풍경을 발견하며, 자연과 인간, 사운드와 공간이 얽히는 다층적 감각을 탐색하게 된다. 이를 통해 현대 사회 속에서 잊힌 청취력과 균형 감각을 회복하고, 보다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듣기’ 태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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