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약으로 시력 교정?"...99% 효과, 안경 없는 시대 오나

사진: 픽사베이

[센머니=이지선 기자] 노안을 안경이나 수술 없이 교정할 수 있는 특수 안약이 등장했다. 시력 교정 효과가 최대 2년간 유지된다는 소식에 노안으로 불편을 겪는 이들의 기대감이 올라가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두 번 점안하는 특수 안약을 사용한 사람 대부분이 시력 검사표에서 더 많은 글자를 읽을 수 있었으며, 그 효과는 평균 434일, 길게는 2년 가까이 지속됐다.

실험은 평균 연령 55세 환자 7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약물 농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눠 하루 두 차례 점안할 결과, 특수 안약을 넣은 사람들은 약 0.2~0.3 이상의 시력 향상을 경험했다. 안약은 디클로페낙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되 필로카르핀 농도를 1%, 2%, 3%로 달리했다.

연구팀이 만든 특수 안약엔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낮출 때 자주 쓰이는 약물인 '필로카르핀(pilocarpine)'과 소염제 '디클로페낙(diclofenac)'이라는 두 가지 약물이 쓰였다.

필로카르핀은 동공을 작게 만들고 수정체 모양을 조절하는 근육을 줄어들게 해 수정체가 더 가까운 물체에 초점을 잘 맞출 수 있도록 한다. 카메라 렌즈를 바짝 당기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이다. 디클로페낙은 필로카르핀을 오래 쓸 때 생길 수 있는 염증이나 통증, 출혈을 막아준다.

1% 농도의 안약을 넣은 148명의 99%는 시력표에서 두 줄 이상을 더 읽을 수 있었으며 2% 농도의 안약을 넣은248명 중 69%는 세 줄 이상을 추가로 읽을 수 있었고 3% 농도의 안약을 사용한 370명 중 84% 역시 세 줄 이상을 더 읽을 수 있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선진 노안 연구센터 책임자인 지오반나 베노찌(Giovanna Benozzi) 박사는 "가장 중요한 결과는 세 가지 농도 모두에서 근거리 시력이 빠르고 지속적으로 개선되었다는 점"이라며 "첫 점안 후 1시간 만에 환자들은 평균 3.45 예거 라인(Jaeger lines·근거리 시력 검사에 사용되는 측정 단위)의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 치료법은 또한 모든 거리에서의 초점 조절 능력도 향상시켰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는 일시적으로 시력이 희미해지고, 점안액을 넣을 때 따끔거리는 등의 자극을 느끼거나, 두통을 겪는 부작용도 있었다. 독일 보훔 루르대학교의 부르크하르트 딕 교수는 "놀라운 결과"라면서도 "안전성을 제대로 확인하려면 더 오랫동안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