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영탁 수상 '서울드라마어워즈 2025', ‘장르의 경계’ 넘어 ‘정체성’과 ‘공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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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영탁 수상 '서울드라마어워즈 2025', ‘장르의 경계’ 넘어 ‘정체성’과 ‘공감’으로

뉴스컬처 2025-09-16 10:53: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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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올해 20회를 맞은 '서울드라마어워즈'는 TV 콘텐츠 시상식을 넘어, 글로벌 드라마 산업과 현대 대중문화의 변화 흐름을 진단하는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수상작들을 들여다보면, ‘기술적 완성도’나 ‘스타 파워’ 이상의 중요한 문화적 키워드들이 읽힌다. 그것은 바로 정체성, 사회성, 감정의 깊이, 그리고 다양성의 수용이다.

사진=서울드라마어워즈
사진=서울드라마어워즈

기억을 나눈 자아, 시대를 반영한 심리 스릴러
- '세브란스: 단절 시즌2'가 상징하는 현대의 자아 분열

골든버드상을 수상한 '세브란스: 단절 시즌2'는 기술이 인간의 자아마저 통제할 수 있다는 디스토피아적 설정을 통해, 오늘날 직장인들이 겪는 정신적 이중성과 단절감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이니’(직장인으로서의 자아)와 ‘아우티’(개인으로서의 자아)의 분리를 통해,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정체성의 분할’을 극단적으로 드러낸 이 작품은 단지 SF 스릴러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자본주의 구조가 개인의 기억, 감정, 나아가 존재 자체까지 어떻게 상품화하는가에 대한 문화적 질문이기도 하다.

골든버드상을 안긴 벤 스틸러는 단순히 유명 배우 출신 연출자가 아니라, 인간 본질에 대한 성찰을 드라마 언어로 풀어내는 작가적 감독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소년의 분노와 슬픔, 사회문제로서의 청소년 드라마
- '소년의 시간'과 Z세대 감정의 진폭

넷플릭스 '소년의 시간'이 국제경쟁부문에서 3관왕을 차지한 것은 단순한 작품성의 인정이 아니다. Z세대의 불안, 고립, 저항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 작품은, 드라마라는 매체가 ‘소비’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 공명’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원테이크의 현란한 기술 뒤에는, 청소년기의 외로움과 분노를 외면하지 않고 직면한 시선이 있다. 배우 오웬 쿠퍼의 수상은 ‘재능’이 아닌 ‘공감’에 대한 보상이었다.

이제 청소년 서사는 더 이상 주변적 장르가 아니다. 그것은 시대 정신의 핵심이며, 대중문화가 반드시 품어야 할 ‘사회적 책임’의 대상이다.

K-드라마, 가족과 공동체를 이야기하다
- '중증외상센터'·'폭싹 속았수다', 한국형 서사의 재해석

올해 K-드라마부문에서 주목할 지점은 두 수상작 모두 ‘가족’과 ‘공동체’를 중심 서사로 다뤘다는 점이다. '중증외상센터'는 응급의료 현장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이지만, 핵심은 불완전한 시스템 속에서 새로운 연대와 책임의 윤리를 찾는 이야기다.

반면 '폭싹 속았수다'는 사계절의 흐름 속에서 평범한 인물들의 삶을 그린 서정적 서사다. 제주도라는 로컬 공간을 무대 삼아,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사랑과 애정을 포착한 본 작품은, 정체성과 뿌리에 대한 문화적 질문을 던진다.

아이유와 주지훈의 수상은 스타성을 넘어, 복합적 감정과 정서적 공감을 세밀하게 표현해낸 연기의 성취로서 의미가 깊다.

글로벌 서사의 핵심 키워드, ‘이민자 정체성’과 ‘다문화 감수성’
- '파친코 시즌2', '디스클레이머', 그리고 김민하와 케이트 블란쳇

'파친코 시즌2'와 '디스클레이머'는 지리적, 문화적 배경이 다르지만 공통된 키워드를 공유한다. 바로 ‘기억과 정체성’, 그리고 ‘말해지지 않았던 역사’다.

김민하와 케이트 블란쳇이 공동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단지 연기력 때문만이 아니다. 두 배우는 침묵, 단절, 상처로 이뤄진 개인의 서사를 조용한 힘으로 전달함으로써, 다문화 사회가 요구하는 복합적 감수성을 드러냈다.

'파친코'는 한일 역사와 이민자의 삶을, '디스클레이머'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사유하며, 글로벌 드라마가 점점 더 ‘경험되지 않은 타자의 이야기’를 수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가족’이라는 오래된 주제의 재발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수라처럼'은 197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여성의 역할, 가족의 해체와 재구성을 정제된 시선으로 그린 작품이다.

연출상 수상은 그간 영화계에서 쌓아온 거장의 이력을 넘어, TV 드라마라는 장르 안에서 영화적 서사와 감수성을 이식해낸 실험의 성공으로 읽힌다.

칸영화제와 서울드라마어워즈가 만나는 이번 수상은, 장르와 포맷의 경계를 허무는 시대적 흐름을 대표하는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사진=서울드라마어워즈
사진=서울드라마어워즈

2025년 서울드라마어워즈는 한류의 성공을 기념하는 축제이자, 동시에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문화적 지형 변화를 반영하는 거울이었다.

‘기억과 정체성’이라는 주제는 기술적 SF부터 역사극, 청소년 드라마까지 다양한 장르를 관통하며, 드라마는 더 이상 지역적 이야기나 오락적 장르로 머물지 않고, 사회적 문제의식, 인권, 감정, 공동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21세기 문화 예술의 중심 서사로 진화하고 있다.

다음은 20주년 서울드라마어워즈 2025 전체 수상작/자 명단이다.

▣ 골든버드상
벤 스틸러('세브란스: 단절 시즌2') / Apple TV+ / 미국

▣ 국제경쟁부문
▶ 대상
Netflix '소년의 시간' / 영국

▶ 작품상
단막극
CJ ENM '아들이 죽었다' / 대한민국
미니시리즈
Apple TV+ '파친코 시즌2' / 미국
장편
AY YAPIM 'The Good & The Bad' / 튀르키예

▶ 개인상
연출상
고레에다 히로카즈 '아수라처럼'
필립 바란티니 '소년의 시간'
작가상
댄 에릭슨 '세브란스: 단절 시즌2'
남자연기자상
오웬 쿠퍼 '소년의 시간'
여자연기자상
케이트 블란쳇 '디스클레이머'
김민하 '파친코 시즌2'

▣ K-드라마부문
▶ 작품상
Netflix '중증외상센터'
Netflix '폭싹 속았수다'

▶ 개인상
남자연기자상
주지훈 '중증외상센터'
여자연기자상
아이유 '폭싹 속았수다'
O.S.T.상
영탁 ‘알 수 없는 인생’ KBS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

▣ 국제초청부문
▶ 아시아스타상
김선호 '폭군', 지수 '뉴토피아' / 대한민국
사카구치 켄타로 '이별, 그 뒤에도' / 일본
백우 '전도무량' / 중국
필름 라차난 마하완 'Pluto' / 태국
다니엘 파딜라 'Incognito' / 필리핀
안나 조블링 'Dear Love' / 말레이시아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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