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차세대 테니스 황제로 우뚝
세계 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가 2025년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대회 3연패를 노리던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탈리아 출신 선수로는 최초의 윔블던 단식 우승이자, 2024년 호주오픈, US오픈, 올해 호주오픈에 이은 통산 4번째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들게 됐다.
프랑스오픈만 정복하면 그랜드 슬램 달성
신네르는 이날 승리로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알카라스에게 당한 2-3 역전패를 설욕했다. 또한 그는 알카라스를 상대로 최근 5연패를 당하다가 모처럼 승리를 따내는 데도 성공했다. 다만 둘의 상대 전적은 여전히 알카라스가 8승 5패로 앞선다.
2018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신네르는 2020년 프랑스 오픈 8강에 오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22년부터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해 호주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 모두 8강에 진출했다. 이어 2023년 윔블던에서 4강 진출에 성공했고,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이뤘다. 이어 프랑스오픈 4강, 윔블던 8강, US오픈 우승을 이뤘다. 그리고 올해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라 최고의 기세를 드높였다.
신네르가 윔블던을 제패하며 알카라스와의 라이벌 구도는 더 명확해졌다. 최근 남자 테니스의 ‘양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두 선수는 지난해 호주오픈부터 최근 7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을 나눠 가졌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경쟁에서 신네르는 프랑스오픈을, 알카라스는 호주오픈을 마지막 퍼즐로 남긴 상태다. 두 선수는 완성도 높은 경기로 로저 페더러,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이 지배하던 ‘빅3’ 시대가 끝난 뒤 남자 테니스의 새로운 흥행 카드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을 중계한 미국 ESPN은 평균 시청자 수가 290만 명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알카라스가 조코비치를 상대로 2연패를 달성한 직전 시즌 결승전보다 31%나 증가한 수치다. AP통신은 조코비치가 페더러를 상대로 5세트 접전 끝에 승리한 2019년 결승(약 380만 명) 이후 가장 많은 시청자가 지켜본 경기라고 전했다.
최근 ‘도핑 논란’으로 구설수
한편 신네르는 최근 ‘도핑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두 차례 약물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였으나 출전 제재를 받지 않아 특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물리치료사가 사용한 스프레이에 금지 약물인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됐으며 자신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이 국제테니스청렴기구(ITIA)로부터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후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출전 정지 징계가 필요하다며 지난해 9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고, 신네르는 4월 CAS에 출석해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WADA와 신네르가 3개월 출전 정지 징계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CAS 제소가 자연스럽게 취소됐다. WADA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신네르가 고의로 부정을 저지르려 한 것은 아니다” 라고 밝혔지만, 선수는 자신의 팀이 저지른 실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출전 정지를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신네르는 “나는 항상 내 팀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였으며, WADA의 엄격한 규정이 내가 사랑하는 스포츠를 보호하기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WADA가 제안한 3개월 징계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솜방망이’라는 비판은 여전하다. 메이저 대회 단식 3회 우승 경력이 있는 스탄 바브링카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이제 더 이상 클린 스포츠라는 말을 믿지 않는다”라고 불신을 드러냈고, 2021년 US오픈 남자 단식 챔피언 다닐 메드베데프도 “이제 앞으로 누구라도 신네르처럼 WADA에 해명하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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